바이런 김씨의 작품 ‘제유법’
한인 2세 바이런 김씨
93년 작품‘제유법’ 미국 미술계서 주목
인간성의 무지개 연합 찬양 동시에
피부색으로 개인 정의 불합리 지적
LA타임스 화가의 그림 세계 소개
라호야서 출생 브룩클린서 활동중
어린시절 추억·사건들 색채로 풀어
작품 50점 SD 현대예술박물관 전시
제유법(synecdoche)은 부분으로 전체, 전체로 부분을 나타내는 수사법을 의미한다. 사람은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는 문장이 하나의 예로 빵은 전체적으로 식량을 뜻한다.
한인 2세 화가 바이런 김씨(사진)는 지난 93년 ‘제유법’이란 제목을 붙인 그의 그림이 화제작으로 떠오르면서 미국 미술계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분홍, 오렌지, 베이지, 검정 등 색상의 조각으로 구성된 작품은 전통적인 모노크롬 추상회화. 그림에서 이들 색상은 다양한 인종 400명의 피부색을 나타낸다. 색깔로 표현한 미국 인간군상의 초상화인 셈이다.
김씨는 이 광범한 피부의 색상 스펙트럼 통해 인간성의 무지개 연합을 찬양하고 있으나 동시에 사람들에게 피부색으로 개인을 정의하는 불합리를 주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 같은 반대 감정의 양립(ambivalence)으로 이 작품은 도발적인 것으로 비쳐졌다.
LA타임스는 21일자 캘린더 면에 김씨의 그림 세계를 소개했다. 타임스에 따르면 그의 작품은 직접적인 경험과 철학적 번뜩임의 소산으로 계속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며 해결을 거부하고 있다.
95년 김씨가 그린 그림 ‘46 Halsey Drive, Wallingford, CT 06492’은 짙고 옅은 분홍색의 띠들이 화면을 수평으로 가로지르고 있다. 색상의 스펙트럼일 뿐 구체적인 묘사가 없는 추상화지만 작품 제목은 아주 구체적이다. 제목은 화가가 어린 시절 살았던 집 주소로 옛날의 기억을 색상으로 되살렸다.
96년 완성된 ‘미스 머신스키(첫사랑)’는 셔츠의 줄무늬로 김씨가 초등학교 1학년 때 그가 좋아했던 선생님을 담았다. 그림은 김씨가 선생님으로부터 칭찬을 받은 티셔츠를 3주 연속 입고 다녔던 기억을 그리고 있다. 초월적인 추상이 아이러니 하게도 기억이라는 가장 구체적인 경험을 표현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다.
김씨는 2001년부터 매주 일요일마다 화폭에 하늘을 담았다. 그림 밑에 손으로 그날의 날씨, 현재 계획, 스포츠 스코어, 관심사, 걱정거리 등을 적었다. 그는 이것을 ‘일요일의 그림’으로 부르고 있는데 LA타임스는 “일요일의 화가는 아마추어로 욕망이 아니라 사랑으로 그림을 그린다”고 설명했다.
라호야에서 태어난 김씨는 코네티컷에서 성장했으며 현재 브룩클린에서 활동하고 있다. 예일대 영문과 출신으로 다문화 표현, 정체성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던 80년대 미술 대학을 다녔다.
그가 지난 90년부터 2004년에 그린 50여점의 작품이 라호야에 위치한 샌디에고 현대 예술 박물관(700 Prospect St.)에서 전시되고 있다. 어린 시절 추억이나 사건을 특정한 색채들로 풀어낸 작품들이 많으며 사랑스럽고 심플함이 특징이다. 9월4일까지. 박물관 연락처 (858)454-3541
<황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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