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 위트리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미국 고등교육 지형이 조용하지만 뚜렷하게 바뀌고 있다. 그 변화의 진원지 중 하나가 바로 소규모 리버럴아츠 칼리지(LAC)다. 한때 미국 교육의 자존심으로 불리던 이 대학들이 지금 두 갈래 길 앞에 서 있다. 한쪽은 아이비리그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경쟁이 치열해졌고, 다른 한쪽은 학생 유치조차 버거운 처지로 밀려나고 있다.
메인주 워터빌의 작은 대학 콜비 칼리지 이야기부터 시작하자. 2015년 7593명이었던 지원자 수가 2024년에는 1만9187명으로 불어났다. 불과 9년 만에 153% 증가다. 합격률은 23%에서 7%로 떨어졌고, 합격자 중 실제로 등록하는 비율(일드율)은 30%에서 46%로 뛰었다. 숫자만 보면 웬만한 아이비리그 부럽지 않다.
반면 오하이오주의 오벌린 칼리지는 다른 궤적을 그리고 있다. 같은 기간 지원자 증가율은 35%에 머물렀고, 합격률은 오히려 29%에서 34%로 올랐다. 더 심각한 건 일드율이다. 35%에서 19%로 반 토막이 났다. 오벌린은 여전히 훌륭한 교육 기관이지만 입시 시장에서의 ‘존재감’은 분명히 약해지고 있다.
두 대학의 이야기는 단순한 개별 사례가 아니다. 지금 LAC 전체에서 벌어지고 있는 구조적 양극화의 축소판이다. LAC가 내부적으로 흔들리는 사이 연구중심 종합대학들은 빠르게 치고 나갔다. 지난 10년간 LAC 평균 일드율은 약 35%에서 33%로 소폭 하락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주요 연구중심대학의 일드율은 46%에서 55%로 껑충 뛰었다. 두 집단 사이의 격차는 11%포인트에서 22%포인트로, 불과 10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벌어진 것이다.
LAC 안에서도 승자와 패자가 갈리는 기준은 명확하다. 윌리엄스, 앰허스트, 보든, 콜비 같은 이른바 ‘리틀 아이비’ 대학들은 높은 지원자 증가율과 안정적인 일드율을 동시에 유지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두 가지다. 탄탄한 기금(엔도우먼트)과 적극적인 브랜드 전략이 바로 그것이다. 기금 규모가 클수록 장학금을 늘리고 캠퍼스에 투자하며 마케팅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 이것이 다시 우수한 학생을 끌어들이고, 합격률을 낮추며, 언론의 주목을 받는다. 그리고 그 관심이 또 다음해의 지원자를 늘린다. 이른바 ‘명성의 선순환 구조’다. 한번 이 궤도에 오른 대학은 계속 올라가고, 그렇지 못한 대학은 점점 뒤쳐진다.
오벌린, 케년, 디킨슨처럼 지원자 증가 속도가 느리고 일드율이 하락하는 대학들은 이 선순환에 편입하지 못한 채 구조적 압박을 받고 있다. 이런 현상의 원인을 단 하나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여러 구조적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첫째, 공통지원서(Common App) 시스템의 확산이다. 지원 장벽이 낮아지면서 학생들은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대학으로 자연스럽게 쏠린다. 둘째, 규모의 문제다. 소규모 LAC는 졸업생 네트워크, 미디어 노출, 스포츠 활동 모든 면에서 대형 대학보다 불리하다. 셋째, 취업과 연결되는 경로가 보이느냐의 문제다. 공대, 경영대, 활발한 인턴십 네트워크를 갖춘 연구중심 대학은 졸업 후 커리어로 이어지는 경로가 상대적으로 선명하다. 넷째, 입지다. 메인주 외딴 소도시, 오하이오주 시골 마을. 도시 생활을 당연하게 여기는 요즘 세대에게 LAC의 캠퍼스 위치는 매력보다 불편함으로 먼저 다가올 수 있다.
결국 앞으로 LAC의 생존은 두 가지에 달려 있다.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얼마나 현명하게 적응하느냐, 그리고 자신만의 교육적 가치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전달하느냐. 숫자 경쟁에서는 이미 대형 종합대학을 따라잡기 어렵다. 그렇다면 숫자로 측정되지 않는 것들을 어떻게 언어로 만들어낼 것인가. 그것이 지금 LAC 앞에 놓인 핵심 질문이다. (855)466-2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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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 위트리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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