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필을 입는다(Wear the pen).’
“만년필은 단순히 글을 쓰기 위한 도구가 아닌 하나의 액세서리와 신분을 상징하는 심볼입니다.”만년필 등 고급 펜 전문업체인 ‘준(사장 제이 진 · 한국명 진주원)’은 30년동안 한길을 걸어온 펜 업계의 선두 주자다.
맨하탄 렉싱턴 애비뉴에 본점을 두고 그랜드 센트럴역, 5 애비뉴의 트럼프 타워, 월드파이낸셜센터 등 4곳에 분점이 있으며 올해 매출 목표가 600만달러에 달하는 체인점으로 발전하고 있다.
지난 75년 아버지인 진성준씨가 렉싱턴 애비뉴의 문방구(stationery)에서 시작해 파커(Parker)나 쉐퍼(Sheaffer), 크로스(Cross) 등 고급 만년필 제품으로 품목을 변경, 승부를 걸었다.진성준씨는 “펜 전문점으로 바꾼 이유는 무엇보다 매장 규모가 크지 않아도 되고 고가품을 취급함으로써 단골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준’은 80년대부터 펜 전문점으로 완전 탈바꿈한 뒤 과감한 투자를 시작했다. 당시로서는 보기 드물게 펜 전문업체라고 신문 광고를 한 것이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릿저널 등에 일일 2,000달러 이상이 되는 광고를 거의 매일 실었다.
모험이었지만 입에서 입으로 ‘준’의 명성과 품질이 알려져 뉴욕과 타주에서까지 고객들이 늘어났다. 만년필 생산업체들도 대중적인 제품보다는 고가품을 만드는 추세다.준은 86년부터 카탈로그를 제작했다. 당시 펜 전문업체가 카탈로그를 하는 것도 처음이다시피 했으며 ‘준’의 명성이 미국 전역과 유럽에까지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펜 마켓은 일반 펜 고객과 수집가 시장으로 나뉜다. 만년필은 몇십달러짜리부터 몇만달러까지 다양하다. 세계 최고 브랜드의 만년필을 엄선해 취급하면서 ‘준’은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을 비롯, 톰 행크스,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등 유명인사와 정치인 및 변호사, 의사 등이 가
장 선호하는 펜 전문업소로 성장했다.
준은 2002년 진주원 사장이 회사를 맡으면서 온라인(www.joon.com)으로 눈을 돌렸다. 진 사장은 “웹사이트를 개설하면서 디자인은 물론 고객이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많은 투자를 했다”고 말했다. 매년 업데이트를 하는 등 공격적인 온라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미 전국적으로 하루 평균 70~80개의 만년필을 판매하고 있다.현재 ‘준’의 매출 구조는 60%가 업소에서, 40%가 온라인과 카탈로그를 통해 이뤄진다.
하지만 진 사장은 “카탈로그나 웹사이트를 보고 업소를 방문하는 고객도 있고, 업소에서 직접 확인한 뒤 온라인으로 구입하기도 하는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그는 컴퓨터를 사용하는 젊은 세대가 성장하면서 펜 시장이 위축되지 않겠냐는 질문에 “만년필은 전통적인 심볼로 남아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쓰는 기능이 아닌 의상처럼 신분을 상징하는 심볼이라는 것.
또 졸업식 뿐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손쉽게 선물할 수 있는 제품이 만년필이라는 점도 강조했다.진 사장은 “모든 최고의 펜은 이곳에 있다(all the best pens in the world)는 모토처럼 만년필에 관한 한 최고의 업체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김주찬 기자> jc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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