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나 문화센터에서 요리강습을 하고 있다.
운영난 겪는 ‘가디나 문화센터’
한 때 첼리스트로 활동하기도 했던 다이애나 최씨는 지난 2000년 4월 가디나 문화센터(15435 S. Western Ave.)를 열었다. 당시 LA 다운타운에서 의류업을 하던 그녀는 “많은 사람들이 와서 기쁘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을 만들자”는 생각에서 6,000스퀘어피트 크기의 이 문화공간을 열었다고 한다. 이요섭씨가 인도하는 싱얼롱이 첫 프로그램이었다.
가디나 문화센터 다이애나 최 원장이 센터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신효섭 기자>
첼리스트였던 다이내나 최씨
많은 사람들의 문화공간으로 활용 위해
5년전 오픈 수십만달러 사재 투입
컴퓨터·요리반등 다양… 연회원제 도입
저렴한 수강비에도 한인들 외면 위기
그리고 5년-. 월 렌트를 7,000달러로 계산하면 문화센터는 이미 그녀에게 렌트비만 40만달러 이상 빚졌다. 시설과 장비, 운영비 일부까지 더하면 수십만달러의 사재를 문화센터에 털어 넣은 셈이다. 이 일을 시작할 때 언젠가 자체 재정으로 독립운영이 가능하겠지 생각했지만 기대는 빗나갔다. 무엇보다 이용객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
예컨대 지난주 문화센터 회원인 한 60대 한인은 미국인 현직 고교 교사에게서 일대일로 영어회화를 배운 후 요가강습도 받고, 알뜰한 저녁을 보냈다. 원래 영어는 일대일 프로그램이 아니지만 그날 따라 수강생이 그 혼자여서 독선생 교습이 된 것이다. 그는 영어 공부에 5달러, 요가 강습료로 5달러를 냈다.
요즘 가디나 문화센터의 프로그램 이용 현황은 대개 이런 식이다. 개설돼 있는 성인 프로그램만 컴퓨터, 일식·한식·서양요리, 재즈, 라인댄스, 댄스스포츠, 한국무용, 사진, 서양화, 꽃꽂이, 음악(드럼, 기타, 클라리넷), 오토하프, 스패니시, 성인 한국어교실 등 20여개에 이른다. 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을 위해 처음 바이얼린, 서예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개설했다. 그러나 하루 평균 이용객은 LA 통합교육구가 아침나절에 잠깐 빌어 쓰는 ESL 교실까지 더해도 100여명에 불과하다.
문화센터에 가지런히 놓인 컴퓨터들을 보면 아까운 생각이 드는 것은 그 때문이다. 재봉틀도 덩그러니 한 구석에 놓여 있다. 음악회 등에 이용되길 바라 그랜드 피아노도 들여놓았지만 피아노가 제 구실을 한 적이 별로 없다. 15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메인 홀에는 영화 상영이 가능한 큰 스크린도 설치돼 있다. 이 공간도 한인 단체들의 연말 행사에나 그 역할을 할뿐이다.
문화센터에서 5분 거리에 산다는 한인이 요즘도 “여기, 이런 곳이 있었어요?” 하며 문을 열고 들어설 정도로 홍보가 덜 돼 있기도 하다.
그러나 문화센터 다이애나 최 원장은 지역 한인사회에 이같은 공간이나 프로그램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데 괜한 일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는지 고민하고 있다.
그녀는 요즘 센터 활성화와 독립운영을 위해 ‘마지막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순금 디렉터가 실무를 담당하고 있지만 이달부터는 매일 출근해 센터 일을 챙긴다.
연 100달러 회원제도 처음 만들었다. 연 회원은 매회 5달러면 모든 프로그램을 이용토록 하는 등 가능한 모든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한다.
언제까지나 이 공간을 무료로 사용할 형편이 아니라는 그녀는 “올 연말까지만 결과를 두고 볼까요?”라고 오히려 방문객에게 되묻는다. 문화센터를 많이 이용해 주고, 연 회원에도 많이 가입해 달라는 부탁에 다름 아니다. 가디나 문화센터의 존속여부는 이제 사우스베이 인근 한인들에게로 공이 넘어온 느낌이다.
(310)532-6230
<안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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