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운영씨, 미림팀장 맡기 전 연예계 담당 증언나와…파문 예상
’안기부 X파일’ 사건과 관련한 자신의 심경과 그간의 경위를 담은 자술서를 발표한 뒤 26일 자택에서 자해소동을 일으킨 공운영(58)씨.
그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비밀’들을 알고 있을까. 또 그가 알고 있는 비밀의 폭과 수준은 어느 정도나 될까.
노태우 정권이 만들고 김영삼 정권도 비밀리에 운영한 국가안전기획부(국정원의 전신) 비밀특수도청팀 ‘미림팀’의 팀장이었던 공씨는 자해하기 전 MBC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대통령을 빼놓고 최상층부 모두를 도청했다고 고백했다.
대통령을 제외한 여야 정치지도자는 물론 재벌 언론사 사장 및 사주 등도 미림팀의 도청 대상이었다는 것이다.
이는 상당수 사회 지도층이 ‘안기부 X파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 그는 자술서를 통해 국정원 후배들이 찾아와 보관하고 있는 테이프 등을 돌려달라고 요청하자 테이프 200여개와 문서자료를 감찰실 요원에게 건넸다고 밝혔다.
수많은 불법 도청파일 가운데 취사선택한 것인 만큼 문제의 도청 테이프는 정치권에 메가톤급 파문을 불러일으킬 만한 내용을 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도태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테이프를) 숨겨왔다는 공씨의 발언 역시 테이프 200개가 엄청난 파괴력을 갖고 있다는 추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그동안 ‘설’로만 떠돌았던 각종 의혹들이 이번 기회에 사실로 드러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공씨의 자술서에 의하면 이 자료는 이미 국정원으로 흘러 들어갔다. 따라서 공개되기는 어렵겠지만 공씨가 여분의 테이프를 숨겨놓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처럼 공씨의 행동 하나하나에 정치권은 물론 온 국민이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공씨의 개인적인 이력에도 새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공씨는 노태우 정권 말기인 1992년 안기부 내에 도청전담 비밀조직인 ‘미림팀’의 팀장을 맡으라는 상부지시에 따라 직접 부하직원을 선발해 도청업무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YS의 당선과 함께 미림팀은 활동이 전면 중지되면서 공씨는 평직원으로 보직도 없이 근무하다 94년 다시 미림팀의 재구성 지시를 받게 된다.
그러자 공씨는 ‘언젠가는 또다시 도태당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이후부터 주요 내용은 개인적으로 보관해왔다.
그렇다면 미림팀 팀장을 맡기 전에 공씨는 한 일은 무었이었을까. 국정원 조직에 정통한 한 인사에 따르면 그는 안기부 조직원으로서 연예계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적으로도 공씨와 안면이 있다고 밝힌 이 인사는 공씨는 90년대 전후 연예계 뒷얘기를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라면서 특히 일부 연예인과 정치인들 간의 은밀한 관계 등에 대해서도 뒷조사를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씨가 연예인들의 약점을 잡거나 금전으로 매수하는 등의 방법으로 각종 정보를 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연예계 뒷얘기가 공개된다면 일부 여성 연예인과 정치인의 성상납 커넥션 존재 의혹이 사실로 밝혀져 또 다른 파문이 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아이닷컴 뉴스부 reporter@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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