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중국 정부가 단행한 위안화 절상에 대해 일부 언론 매체에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주요 근거로는 ▲달러화 약세로 인한 자금의 해외 유출 ▲중국의 미국 정부 채권 구매 하락으로 인한 장기 채권금리 상승 ▲중국으로부터 수입제품 가격 상승으로 인한 미국 내 인플레이션 가능성 등이 꼽혔다.
그러나 대체로 건실한 2·4분기 기업 수익률 발표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위안화 절상 후에도 증시는 현재까지 꾸준한 상승을 보이고 있다. 일부 언론의 우려와는 다른 양상이다.
우선 가장 신빙성이 낮은 의견은 중국 자금이 위안화 절상으로 인해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그 동안 꾸준히 구매해온 미국 국채 구매를 줄인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엄청난 무역 흑자를 남겨 달러가 넘쳐나는 중국은 위안화 절상 이전부터 대체 투자처를 찾고 있었다.
중국은 이미 중동과 아프리카 등에 원자재 관련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중국해양석유공사(CNOOC)의 미국 정유회사 유노칼 인수 제안, 중국 가전제품 업체가 미국 유명 업체인 메이택에 갖고 있는 관심이 이를 잘 보여준다.
또한 외환 자금의 안정성을 위해 일정 자금을 선진국 국채에 투자해야 하는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을 대체할 만한 다른 나라 국채가 현실적으로 없는 실정이다.
이는 국가의 신용도를 떠나 국채 구입 대상 선진국들의 낮은 금리 수준 때문이기도 하다. 현재 미국 금리가 지나치게 낮다고 하지만 유럽 및 아시아 선진 12개국의 평균 10년 만기 국채 이자율은 3.25% 정도다. 이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의 4%에 비하면 현격히 낮다.
두 번째로는 중국산 제품의 수입가가 올라 미국 내 인플레이션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다. 이번 위안화 절상이 달러화 대비 2% 안팎임을 고려할 때 그 여파는 상당히 미미하다고 봐야 한다.
9·11사태 후 미국에 경기 침체가 왔을 때 중국은 수출 제품의 마진률을 낮추어 지속적인 수출을 유지했다. 그처럼 2% 정도의 위안화 절상은 마진률 조정을 통하여 실질적인 가격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
특히 중국에서 미완제품이나 완제품을 생산 혹은 수입하여 미국에 판매하는 주요 대형 업체들은 오래 전부터 위안화 절상 가능성에 대비해 왔다. 따라서 실제 소매업이나 소비자들이 느끼는 위안화 절상과 수입품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을 실제적으로 느끼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
이번 위안화 절상은 미국의 경제 및 증시에 어떤 영향을 주기보다는 미국에 대한 지나친 무역 흑자로 인한 대중국 통상 압력에 대한 중국의 정치적 제스처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양국간의 원활한 무역 및 자금의 흐름이 궁극적으로 양국에 도움이 됨을 이해하는 이상 앞으로도 갑작스러운 변화보다는 점진적인 위안화 조정이 예상된다. 이는 오히려 증시에 긍정적인 촉매 작용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러셀 이
(310)544-3687
<시티그룹 스미스바니 투자담당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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