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 원근 험이 광협 생사야
(地者 遠近 險易 廣狹 生死也)
손자병법에는 전쟁에 앞서 이해득실을 따질 때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5가지 사항으로 도(道, 天, 地, 將, 法)를 말하고 있다. 이 중 골프에 적용해 볼 수 있는 것이 지(地), 즉 지형이다.
손자병법은 지(地)에 대해 거리의 멀고 가까움(遠近), 지세의 험하고 평탄함(險易), 지역의 넓고 좁음(廣狹), 지형의 유리함과 불리함(生死) 등이라고 설명한다.
이를 골프에 적용해 보자면 원근이란 티 박스의 위치라고 말할 수 있다.
제일 멀게는 블루 티가 있고 보통 골퍼들이 쓰는 화이트 티, 또 평균적으로 비거리가 부족한 여성 골퍼들을 위한 레드 티잉 그라운드가 있다. 자신의 실력에 따라 티잉 그라운드를 선택하는 것이 지리의 원근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프로 수준이나 싱글 골퍼들이 사용하는 블루 티잉 그라운드의 경우 평지 코스라면 그린까지 약 380야드쯤은 되고 보통 골퍼들이 쓰는 화이트 티잉 그라운드는 330야드쯤 되는데 세컨 샷 지점은 서로 비슷한 140야드 내외가 되게 마련이다.
험이(險易)는 장애물의 정도가 되겠다. 파4홀에 벙커가 많다거나 워터 해저드가 크게 놓여 있다면 거리는 좀 짧은 서비스 홀이 되기 십상이다. 산 위쪽에 있는 골프장은 한 쪽면이 경사가 져 있어 발끝 내리막 또는 오르막 등으로 난이도가 높은 샷을 하게 되므로 미스 샷이 빈발하게 된다.
경사가 심한 골프장의 그린은 세컨 샷에 핀을 직접 공략하게 어렵되 되므로 그린 주변 숏 게임을 염두에 두고 플레이를 해야 한다.
험한 코스라면 나름대로 피하는 방법을 먼저 생각하고 플레이해야 한다.
지형의 넓고 좁음 역시 골퍼들이 잘 파악해야 하는 부분이다. 방향성이 좋은 골퍼라면 지형의 광협과 관계없이 과감하게 공략해도 좋지만 정확도가 떨어진다면 드라이버 대신 3번 우드나 아이언을 잡는 식으로 조금이라도 더 정확도를 높이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
지형의 유리함과 불리함은 자신이 어느 부분에 더 강한지를 파악해야 활용할 수 있는 지리적 요건이다. 정확도가 높다면 좁은 코스가 상대적으로 유리하고 단타자라면 긴 코스가 불리할 것이다. 티잉 그라운드에 섰을 때 이런 지형의 요소를 판단해 공략법을 구상하는 것이 매 홀 ‘파’를 할 수 있는 손자병법이다.
유응렬 프로
MBC- ESPN해설위원
<서울경제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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