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년 간 LA 한인 사회에서 가장 큰 호황을 누렸던 업종은 부동산과 은행일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부동산과 은행 주식의 상승으로 한인 사회에서도 이제 웬만큼 재산이 있어 가지고는 부자 소리 듣기 힘들게 됐다.
이 두 업종의 동반 상승은 알고 보면 같은 현상이다. 한인 은행 수익의 대부분이 부동산 융자를 통해 얻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부동산 대출이 많은 윌셔 은행의 경우 총 융자액의 85%, 자기 자본의 700%가 부동산 관련이다. 다른 은행들은 이보다는 낮지만 모두 전체 융자의 60%, 자기 자본의 500%대에 이르고 있다. 이는 미국 은행들과 비교할 때는 물론이고 은행 감독국이 적정 수준으로 잡고 있는 자기 자본 300% 대의 2배가 넘는 비율로 한인 은행의 부동산 편중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다.
부동산 붐을 타고 이같은 과감한 융자로 인해 한인 은행과 은행 투자자들이 재미를 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특정 분야에의 과도한 노출은 그만큼 위험도도 크다. 미국 은행이나 정부 당국이 적정선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는 것은 그들이 바보여서가 아니라 오랜 경험을 통해 경기 사이클이 바뀔 때 무리한 대출이 가져오는 폐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미 주요 신문들은 최근 오랜 부동산 붐이 정점에 달했거나 가까워 오고 있으며 냉각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기사를 잇달아 싣고 있다. 남가주에서 가장 큰 폭으로 집 값이 올랐던 샌디에고의 경우 올 들어 매물이 급증하며 가격 상승 폭도 한자리에 머물렀고 워싱턴과 보스턴 등 동부 지역도 눈에 띄게 매매가 둔화되고 있다. 남가주 일대가 “주택가가 극히 과대평가 돼 있는 지역”으로 분류되는가 하면 뛰어오른 집 값 페이먼트를 감당 못해 ‘이자만 내는 모기지’, 2중 모기지 등을 택하는 사람이 늘면서 차압 위험을 증가시키고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은행은 일반 비즈니스와 달리 공공성이 강한 기업이다. 만에 하나 부동산 시장이 급랭해 은행이 흔들리는 일이 벌어진다면 그 피해는 커뮤니티 전체에 미친다.
투자의 기본 원리 중 하나에 “한 바구니에 달걀을 모두 담지 말라”는 것이 있다. 지금이라도 적절히 융자 종목을 조정,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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