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비율의 팁을 손님에게 ‘원천징수’하는 식당 등 업소들이 늘고 있다. 편하긴 하지만 손님들의 반응은 한결같지 않다. 유럽풍의 뉴욕 ‘파 세이’ 레스토랑은 1일부터 20%의 팁을 일률부과하고 있다.
유명한 토마스 켈러가 주방장인 뉴욕 맨해튼의
고급 레스토랑 ‘파 세이’(Per Se)를 찾는 손님들은
이제부터 팁을 얼마를 줄까 하고 고민할 필요가 없다.
식당 측에서 자동으로 팁을 떼기 때문이다.
이 식당에서는 1일부터 음식값의 20%를 일률적으로 ‘원천 징수’하고 있다.
호텔에 들른 여행자들은 가방을 들어주고 침대를 정돈하고
음식을 날라주는 종업원들에게 자발적으로 팁을 주고 싶어한다.
그런데 이처럼 반강제적으로 팁의 비율을 정해
손님의 의향과 관계없이 청구하는 데 대해 잡음이 없지 않다.
USA투데이가 팁 일률 부과에 대한 얘기를 소개했다.
일정비율 원천징수 하는 곳 점차 늘어
호텔선 오래 전 적용, 이젠 식당도 가세
종업원들간 팁 차등 해소목적, 20% 부과도
여론조사 “고객 96% 팁 일률부과 반대”
“고마운 줄 몰라 서비스 떨어진다” 우려도
켈러의 새로운 정책은 식당의 홀에서 음식을 서브하는 종업원들과 주방에서 일하는 종업원들 간에 팁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고육책이라고 한다. 일률적으로 거두어 고루 나누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손님들은 못마땅한 표정이다. 그래도 켈러는 당당하다. 나파밸리에서 식당 ‘프렌치 론드리’(French Laundry)에서는 8년째 팁 일률부과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내에서도 이러한 시스템을 적용하는 식당들이 있는데 굳이 자신의 정책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게 오히려 놀랍다는 반응이다.
이보다 조금 낮은 팁을 적용하는 유명 식당들도 있다. 시카고의 ‘찰리 트로터스’(Charlie Trotter’s)는 18%를 팁으로 일률부과하고 있다. 마이애미 비치의 ‘몬티스 로 바’(Monty’s Raw Bar)에서도 18%를 적용하고 있다.
실제 팁 일률적용 시스템은 호텔 청소부, 도어맨 등에게는 이미 적용되고 있다. 개별 손님이든 단체손님이든 마찬가지다. 호텔 쪽에서 정착된 제도가 식당 쪽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올 봄 최고급 스파 47곳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절반 가량이 팁 일률부과 제도를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수년간 대다수 유람선 업계에서도 여행객들에게 여행 마지막날 팁 봉투를 돌리는 관행 대신 일률부과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해왔다. 카니발 크루즈 라인은 1인당 하루 10달러를 부과한다. 놀위전 크루즈 라인은 13세 이상에겐 하루 10달러를 부과하지만 3-12세 손님에겐 5달러를, 3세 미만에겐 팁을 일절 부과하지 않는다. 물론 손님이 이의를 제기할 경우 조정할 수는 있다.
하지만 유럽에서처럼 식당에서 팁을 일률적으로 부과하는 것은 아직 손님들에게 익숙하지 않다.
손님들은 서비스의 질에 따라 팁을 차등지급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팁을 주면서 약간의 ‘거드름’을 피고 싶어하기도 한다. 안 주어도 되는데 준다는 식의 여유를 즐긴다는 것이다. 최근 실시된 한 온라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00명 가운데 94%가 팁 일률부과제도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식당 종업원과 다투거나 일부러 짜게 대하려는 손님은 없겠지만, 간혹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팁을 10-15%만 주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20% 일괄부과는 부당하다는 것이다.
세일즈우먼인 스테파니 디키는 “호텔에서 청소, 짐 운반 등에 대해 팁을 일률 부과하는 것은 이해가지만 식당에서 그럴 경우 서비스가 나빠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 자주 출장 오는 영국 비즈니스맨 빌 멜러는 플로리다 일부지역 식당들에서는 팁을 일률적으로 부과하는 게 보편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래도 팁 문화에 익숙한 손님을 대상으로 팁 일률부과를 하는 것은 불평의 강도가 낮다. 하지만 팁 문화에 익숙하지 않는 나라에서 온 손님들에게는 사정이 다르다.
마이애미 비치의 ‘뉴스 카페’(News Cafe) 식당은 10여년 간 ‘15% 팁’을 손님들에게 권유했다.
강제성은 띠지 않았지만 강력 권유사항이었다. 손님들 가운데 5%는 덜 냈고 약 60%는 더 냈다.
캘리포니아 로스 가토스에서 ‘호텔 로스 가토스’(Hotel Los Gatos)를 운영하는 페기 보먼은 계산대에서 직원이 손님들에게 팁에 대해 언급하는 것조차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다며 주의를 주고 있다. 하지만 서비스 업종에서는 팁이 필수다. 문제는 고객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면서 적정한 팁을 받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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