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을 바라보는 히스패닉의 시각이 극히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대학교수의 연구조사 결과로, 한인 업소에서 일하는 히스패닉 종업원의 63%가 한인 업주를 부정적으로 보면서 동시에 한인 전체를 열등한 민족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돈만 아는, 무례한 사람들’이 이들에게 비쳐진 한인 업주의 모습으로 이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예상 정도가 아니다. 충분히 그러리라고 짐작해온 일이다. 마켓, 식당 등 공개된 영업장소에서 업주나 관리자들은 히스패닉 종업원을 마구 하대한다. 그뿐인가. 봉제·의류업계 등 한인주종 업소에서 히스패닉 종업원들이 부당대우를 받고 있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단지 영어가 서툰 비(非)백인계 이민자란 이유로, 또는 ‘불법체류자’란 신분상의 약점을 빌미로 이들은 인격이 무시되는 대접을 받아온 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때문에 하는 말이다.
이번 조사는 불과 60여명의 히스패닉 종업원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그러므로 한인업소 종사 히스패닉 종업원 전체의 의사로는 보기 힘들다. 또 히스패닉 커뮤니티의 한인관으로 확대 해석하기에도 무리가 따른다. 그러나 한인과 히스패닉 관계에 있어 많은 시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대다수 한인업소가 노동법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는 업소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이 특히 그렇다.
히스패닉과 한인은 그동안 주로 노-사의 테두리에서 접촉을 해왔다. 그 관계가 다변화되고 있다. 업주와 고객, 또 이웃관계로 발전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사관계에서의 ‘마찰’은 자칫 갈등의 불씨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따로 긴 설명이 필요 없다고 본다. 이미 LA 폭동 때 경험했으니까. 히스패닉은 다민족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야 하는 영원한 이웃이다. 모든 면에서 동반자다. 게다가 LA 사상 처음 히스패닉 시장이 탄생하는 등 바야흐로 히스패닉 시대다. 이 점에서 이번 조사는 한 가지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본다. 업계는 물론이고 전체 한인사회가 히스패닉과 함께 번영을 이끌어내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에 왔다는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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