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의 효율적 배분 가능케
흔히들 자본주의 경제를 시장경제라고 한다. 시장경제하에서는 수요와 공급간의 상호 작용의 결과로 가격이 결정되고, 그러한 가격에 의해 인적, 물적 자원의 배분이 이루어진다. 즉 시장의 핵심적 역할은 적정한 가격의 산출을 통한 자원의 효율적 배분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아담 스미스는 각 경제 주체들이 공공의 복리를 의식할 필요 없이 각자 개인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다 보면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에 의해 사회적 이익이 극대화된다고 하였는데, 이 보이지 않는 손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경쟁적 시장의 존재가 전제되어야 한다. 모든 정보가 가격에 반영되어, 결과적으로 그 가격이 사적 비용과 사회적 비용을 일치시키도록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다.
어떤 제품을 만드는 데 폐수가 발생한다고 치자. 폐수 처리장치를 설치하여 정화시킨 후 방류하게 되면, 제품의 원가는 올라가겠지만 그로 인한 환경 오염은 발생하지 않는다. 사적 비용과 사회적 비용이 일치하게 되어 시장은 자원의 효율적 배분에 성공하게 되는 것이다.
폐수를 방류하면 어떻게 되는가? 당장에는 소비자들이 그 제품을 싸게 살 수 있어서 좋겠지만 환경이 나빠지게 된다. 저렴한 제품 가격은 수요를 촉진하여 더 많은 제품이 생산되므로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시장이 사회적 비용을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왜곡시킴으로써 자원의 효율적 배분에 실패하게 되는 상황, 즉 시장의 실패 (Market Failure)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물인 환경 오염은 그 제품의 소비자뿐만 아니라 같이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부담이 되는 것이며, 당대에 해결되지 않을 경우 후세에 까지 짐을 지우게 된다.
위의 경우는 사적 비용이 사회적 비용 보다 적은 경우인데, 반대로 전자가 후자 보다 클 경우에도 시장은 자원을 비효율적으로 배분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학교 등과 같은 교육 기관은 교육 서비스의 공급을 통해 인적 기반을 조성함으로써 그 사회 전체에 간접적 혜택을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그 교육비는 오로지 직접적 수혜자들로부터만 받게 된다.
훌륭한 교육을 받은 인재가 사회에 크게 공헌하는 예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럼에도 그 교육비를 개인이 모두 부담하게 된다면, 사적 비용이 사회적 비용보다 크게 되어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 어려워지게 되는 것이다. 학비가 싼 공립학교의 운영은 사적 비용의 일부를 사회가 부담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필자가 대학 다니던 시절에는 한국의 전자 산업이 취직도 잘 되었고 전망도 밝아 전자 공학과의 인기가 아주 좋았다. 즉 시장의 가격이 전자 산업으로 자원이 배분되도록 만든 것이다.
그래서 똑똑한 친구들이 많이 몰렸는데, 그때 만들어진 튼튼한 인적 자원이 기업들의 미래 지향적 투자와 만나 오늘날 한국을 세계 전자산업의 총아로 부상시키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
(213)892-9999
박준태
<퍼스트스탠다드은행 국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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