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서예가 하농 김순욱씨가 어바인 파인 아츠 센터에서 일곱 번째 개인전 ‘아트 오브 잉크 III’을 갖는다. <서준영 기자>
서예가 김순욱씨 작품전
내달 ‘파인 아츠센터’서
‘천자문’‘춘향가’‘실약허’
전각·판본체·민체 소개
‘종래의 ‘서’, 즉 서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있어 다른 분야와는 교류가 없던 폐쇄된 서에서 이제는 다른 분야의 예술가들, 그림, 조각, 사진, 설치미술, 무용, 디자인, 음악, 문학, 철학의 각 예술가들이 와서 보고 싶어하는 ‘서’로 변모하는 것, 그것을 서의 새로운, 지금까지와는 다른 문맥, 모습으로 보이고자 하는 것이다’
하농 김순욱씨가 월간 서예문화에 게재한 글 ‘서예의 다른 문맥’에서 발췌한 문구다. 미국에서 현대서예 보급에 앞장서온 김순욱씨가 다음달 9∼29일 어바인 파인 아츠 센터에서 개인전 ‘아트 오브 잉크 3’(Art of Ink III)을 개최한다.
희수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왕성한 창작활동을 벌이고 있는 김씨가 7년만에 갖는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각·탁·서가 어우러진 ‘천자문’(Arms Extended)과 ‘실약허‘(Vice Versa III) 등 현대서와 전각을 비롯해 민체로 써 내려간 ‘춘향가’(Flat Writing)와 판본체를 약간 흘려 쓴 ‘귀천’(Return to Heaven), 전통서 ‘교학상장’(Mutuality) 등 최근작 40여 점이 선보인다.
현대서는 자유롭고 대담한 창작이라는 면에서 서단의 선봉에 서 있다. 전통 서예에서 당연시되었던 문자와 문자 내용, 그리고 실용과의 연관이라는 굴레를 과감히 벗어 던지고, 필묵에 대한 해석도 대단히 혁신적이어서 표현의 자유에 입각한 문자조형 예술로 불린다.
김씨는 “가느다란 붓끝에서 나오는 그 엄청난 에너지와 유화처럼 덧칠하지 않는 찰나적 퍼포먼스, 그것이 나타내는 백과 흑의 선명한 흔적, 춤추는 점과 선 등 ‘서’를 바라보면 거기엔 음악이 있고 시가 있어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다”고 밝힌다. 김씨의 출품작 중 글자의 윗 부분을 직선으로 길게 그어 내린 현대서 ‘사초지심’(Golden Lines)이 바로 찰나적 퍼포먼스로 완성된 작품이다.
하농 김순욱씨는 1964년 철농 이기우 선생의 문하로 들어간 이후 40여년 간 필묵과 함께 해왔다. 94년 ‘아트 오브 잉크 인 아메리카’를 창립, 제1회 국제현대서전을 필두로 매년 정기전을 개최해 세계 각지에 현대서의 예술적 가치과 정신적 우월성을 알리고 있으며, 퍼시픽 아시안 뮤지엄과 뉴저지 뉴왁 뮤지엄 등 미국과 대만, 중국의 미술관 및 대학들이 김씨의 현대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올해 들어 뉴욕과 포모나에서 ‘아트 오브 잉크 인 아메리카’ 그룹전을 개최했고 한·중·일 서예전과 2005 서울서예비엔날레 참가 등 11회의 전시회를 갖는 등 활발한 전시활동을 벌이고 있는 김씨는 개인전만 이번이 일곱 번째다.
전시회 리셉션은 9일 오후 4시 어바인 파인 아츠 센터(Irvine Fine Arts Center, 14321 Yale Ave. Irvine, CA)에서 마련된다. 또한 10월22일 오전10시에는 18세 이상을 대상으로 ‘김선욱씨와 함께 하는 서예 웍샵’이 열린다. (949)724-6880, www.IrvineFineArts. org
김순욱씨의 작품 ‘실약허‘(Vice Versa III)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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