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해결등 부추겨
게시판엔 댓글 수백건
中원정이식 알선까지
3일 오후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장기이식 관련 카페 게시판. “팔 수 있는 건 뭐든지 다 팝니다. A형. 남자. 33세. 010_XXXX_XXXX”라는 게시글이 올라 있다. 전화를 받은 그는 지방에서 조그만 건축도매업을 한다고 했다.
처음이라 시세를 잘 모른다며 말을 아꼈지만 “신장에 한 2,000정도면 어때요?”라고 제안하자 오히려 “신장 말고 간도 가능한가요”라며 태도가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1억원이 넘는 빚 때문이다. 신장에 간까지 수술하는 건 좀 위험하지 않냐는 지적에 그는 “평소 술도 안마시고 과거에 운동선수 생활도 했다”며 “내일 당장 만나자”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수술 전 입금 가능한 분만 연락주세요”라고 적은 30세 남성. 그는 거리낌 없이 “결혼?앞두고 목돈이 필요하다”며 “1,2주 정도만 병원에 누워 있으면 되기 때문에 신장 매매가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고 말했다. ‘극심한 생활고를 견디지 못해 선택하는 최후의 수단’일 것으로 여겨지는 장기매매가 손쉬운 돈벌이의 수단으로까지 확산되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브로커들과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간간이 이메일 주소만 눈에 띌 뿐 이들의 인터넷 카페는 모두 폐쇄됐다. 지난달 장기매매 브로커 일당이 대거 구속된 이후 소강상태라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결국 돈 한푼이 아쉬운 장기매매자들만 브로커들의 손쉬운 표적으로 노출된 셈이다.
국회 보건복지위 박재완(한나라당) 의원은 3일 인터넷상에서 이뤄지는 불법 장기매매 실태를 지적하면서 “국내 장기이식수술 대기자와 기증자의 차이가 2002년 8,412명이던 것이 2003년 9,894명, 2004년에는 1만930명으로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이식 희망자의 평균 대기일 수는 1,200일이 넘는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장기이식 수술을 위해 중국으로 가는 환자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장기기증운동본부 최승주 사무국장은 “불법 장기매매를 막기 위해서는 결국 뇌사자 등의 장기기증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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