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간부들 “수용” 평검사는 “거부”
일선 의견 더 수렴해 입장 표명키로
김종빈 검찰총장은 13일 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동국대 강정구 교수 불구속 수사 지휘에 대한 입장표명을 유보했다. 김 총장은 이날 오전 “오늘 중으로 결론을 내겠다”고 말했으나 오후에 입장발표를 미뤘다. 이에 따라 사태 장기화와 김 총장의 사퇴 가능성도 제기되는 등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대검 강찬우 홍보관리관은 이날 오후 5시쯤 브리핑을 통해 “총장께서 오늘 중 입장을 밝히려 했으나 일선 검찰청의 의견을 수렴하던 중 다양한 다른 생각들이 제기되어 좀더 신중한 결정을 위해 일선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다음 입장을 표명키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확한 (입장표명) 시기를 언급하기는 곤란하지만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검은 이날 오전 긴급 간부회의를 열어 천 장관의 지휘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간부들은 이 자리에서 천 장관의 지휘가 적법한데다 명백히 불합리하지 않은 만큼 수용해야 한다는 데 대체로 의견을 모았다.
총장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강 교수 사건의 성격을 감안할 때, 뚜렷한 거부 명분이 없는 적법조치에 반발해 사퇴하는 것은 자칫 더 큰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견해가 우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평검사가 주축인 대검 연구관들은 이날 별도의 회의를 갖고 김 총장에게 ‘수사지휘 거부’를 건의했다.
연구관들은 “장관의 지휘권이 비록 법에 명시돼 있지만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신중히 행사돼야 하는데도 이번 수사지휘는 검찰의 최대 가치인 정치적 중립을 훼손시켜 부당하므로 거부해야 한다”는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연구관들은 총장이 수사지휘 거부와 맞물려 거취표명을 해야 할 지에 대해서는 총장 스스로 결정할 문제라는 선에서 결론을 유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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