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들었어도 마음은 콩밭에 가 있어요.
몸은 늙어도 마음은 청춘이라는 말이 있다. 배우에게도 배역 욕심은 세월이 흘러도 이와 같은가 보다.
18일 오후 경북 문경읍 KBS 새 수목드라마 ‘황금사과’(11월16일 첫방송) 야외촬영 현장에서 만난 탤런트 이덕화(53)는 예전에는 주인공으로 출연했는데 이제는 주인공 아버지, 아니면 삼촌 역할만 들어온다면서 웃었다.
1970년대 중반 임예진과 함께 하이틴 영화의 주인공으로, 이후 1980년대 후반까지 반항적인 캐릭터로 드라마를 주름잡았던 그는 이제는 사극과 시대극에서 비중 있는 조연으로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펴고 있는데도 옛날이 그리운 듯 보였다.
극중 반항적인 캐릭터인 ‘경민’(지현우) 역에 대해 이덕화 씨가 하면 잘 어울리겠다는 말에 내가 하면 거의 환상이지라며 얼굴 가득 주름살을 머금은 특유의 환한 웃음을 지어보인다.
나이가 들었어도 배역에 대한 욕심은 여전해요. 젊고 멋진 배역 연기할 나이가 한참 지났는데도 자꾸 욕심이 나. 마음은 콩밭에 가 있는 거지 뭐.(웃음)
그는 드라마 ‘황금사과’에서 악덕 지주 ‘박병삼’으로 분한다. 그는 배역에 대해 묻자 왕에서 국회의원으로 강등됐어라며 농담부터 먼저 던졌다. ‘왕’이란 이전 드라마 MBC ‘제5공화국’에서 맡은 전두환 전 대통령 역할을 두고 하는 말.
그가 연기하는 박병삼은 극중 무대인 가마골에서 거대한 사과밭과 농토를 소유한 대지주다. 자신의 집에서 평생 머슴살이한 ‘김천동’(최일화)의 새 아내 ‘금실엄마’(방은희)와 불륜에 빠지면서 김천동 일가를 불행의 나락으로 빠뜨리는 인물. 김천동의 자식들(경숙ㆍ경구ㆍ경민)의 복수 대상이 되는 인물이니 연이어 약역을 맡게 되는구먼.
그가 ‘황금사과’에 출연하게 된 것은 연출자 신창석 PD와의 신의(信義) 때문이라고 했다.
KBS 사극 ‘무인시대’를 신창석 PD와 함께 했어요. 드라마가 끝나고 다음 작품을 꼭 함께 하자고 약속해서 출연하게 됐지. 그는 ‘황금사과’ 출연 제의 이전에 다른 드라마에서 더 큰 비중의 배역을 제의받았지만 고사했다고 했다. 바로 신 PD와의 의리 때문이다.
배역은 탐났지만 2년 전에 이미 약속을 했는데 이제 와서 어떻게 깰 수가 있겠어요. 이덕화는 돈 몇 푼 더 받는 것보다 몇 개월 간 살 비비면서 함께 드라마 찍은 PD와의 정이 더 소중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황금시대’는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 그는 시청자에게 자꾸 외면받는 시대극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사람들이 이제는 더 이상 된장찌개를 선호하지 않는 것처럼 된장찌개 같은 시대극도 자꾸 멀어지는 것 같아요. 내용도 보기 전에 우선 그림이 우중충하니까 채널을 돌린다는 생각이 들어. 그래도 내용은 참 따뜻하고 좋으니 국민 정서를 위해서라도 많이 봐줬으면 좋겠어요.
(문경=연합뉴스) 홍성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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