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이소씨의 유작 ‘역사’(History·1990)
요절화가 박이소씨 추모전
한국 미술사에 획을 그은 설치미술가로 평가받고 있는 요절화가 고 박이소씨의 추모전 ‘팔라이바다’가 27일 UC어바인 유니버시티 아트 갤러리에서 개막된다. 2004년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그를 떠나 보낸 후 한국 미술계는 아직 그를 잃은 슬픔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그를 기점으로 한국미술은 가슴으로 ‘느끼던’ 미술에서 언어로 ‘설명하는’ 미술로의 전환이 이루어졌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박이소씨가 남긴 팔라이바다 드로잉.
유작 중심… 생전에 제작 발표한 작품들 비디오 프로젝션
11월23일까지 UC어바인 유니버시티 아트갤러리
다큐 사진·계획안·드로잉·콜러시엄 만드는 과정등 전시
추모전을 공동 기획한 민영순 UC어바인 미술대학장은 “작업에 대한 상세한 개념노트만을 남긴 채 실현시키지 못한 박이소씨의 유작을 중심으로 기획된 전시회로 박이소씨가 생전에 제작 발표한 모든 작품들이 비디오 프로젝션으로 보여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미완성작 ‘팔라이바다’(FALLAYVADA)는 작은 타원형의 구조물 위에 관객이 앉아서 바닥에 투사되는 영상을 바라보게 되는 혼합매체의 미디어 설치 작업. 삶과 죽음, 탄생과 재탄생의 영원한 반복을 표상하고 있는 ‘수직의 풍경-시간과 공간의 수직적인 흐름’으로 명명되었고, 2004년 샌디에고 미술관 전시에 출품 계획을 가지고 작업을 구체화하던 과정에 있었다.
이번 전시회는 그의 계획안대로 비행기에서 카메라를 낙하시켜 이미지를 얻는 과정을 찍은 다큐 사진, 계획안, 드로잉 그리고 UC어바인에서 콜러시엄 구조물을 만드는 과정을 찍은 사진들이 함께 전시된다.
박이소(본명 박철호)씨는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1982년 뉴욕으로 건너가 프랫 인스티튜트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12년간 ‘박모’라는 이름으로 미국에서 활동하며 33회의 전시에 참여했고, 뉴욕주 예술재단기금과 연방예술기금을 수상하기도 했다.
비주류 미술계를 흡수하는 대안 공간 ‘마이너 인저리’(Minor Injury)를 직접 운영하며 제3세계 작가를 소개하는 활동을 펼쳤고, 특히 한국인의 정체성과 전통의 실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형상화하는 작업에 치중했다.
미 주류 예술가로 성장할 수 있었지만 1994년 돌연 한국으로 돌아간 그는 한 인터뷰에서 “미국의 사회 분위기가 나에게 은연중 요구하던 복합문화주의, 소수민족, 이민자, 오리엔탈, 이국적인 것 같은 굴레의 한계를 벗어나고 싶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1994년 쿠바 하바나 비엔날레, 97년과 2002년 광주 비엔날레 ‘권력전’ 출품, 2002년 에르메스상 수상 등 전시 및 수상경력이 화려하며, 특히 2003년 베니스비엔날레에 한국관 참가 작가로 초빙돼 자본주의를 풍자와 냉소로 표현한 개념미술작품 ‘2010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 10선’을 전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개막식은 27일 오후 6시 UC어바인 유니버시티 아트갤러리(712 Arts Plaza, Claire Trevor School of the Arts, UC Irvine)에서 열리며 전시회는 11월23일까지 계속된다. 문의 (949)824-2667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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