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문학세계를 갖고 있는 한국의 두 문인이 얼마 전 LA에 왔다. 시인 노향림(63)과 수필가 정목일(60)이 곧 그들이다. 이들은 크리스천 문협의 2박3일 가을 문학기행에 동행해 미주 문인들과 문학 이야기를 꽃 피웠다. 정목일씨와는 달리 노향림씨는 미국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노향림씨
정목일씨
광활한 미지세계
참신한 한국문학
교류통한 접목을
노 시인은 그러나 첫 시집 ‘K읍 기행’이후 최근작‘해에게선 깨진 종소리가 난다’(창비)에 이르는 일련의 시작을 통해 한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성시인 중 한 사람으로 꼽히고 있다.
그녀는 “처음 본 이곳은 햇빛이 눈부시고, 광활했다. 새로운 문학이 가능한 곳으로 비쳤다. 이 땅을 소재로 한 이 공간만의 문학이 정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느꼈다”고 말한다. 그러나 문학은 어느 곳에서 이뤄지든 우선 치열해야 하고, 내면의 소리를 담아내야 함을 강조한다.
새 곳인데 새로운 문학을 볼 수 없다면 섭섭한 일이라는 말로 들릴 수도 있다. 문학의 내부 공간이 깊지 않으며, 치열한 시 정신 대신 어설픈 정서만 풍긴다면 문학의 근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충고로도 들린다. 그는 미주와 한국 문학의 교류를 강조하지만 중진 보다는 젊은 문인들을 많이 초청해 한국문학의 새로움과 신선함을 접해 볼 것을 권했다.
수필가 정목일은 경남일보 편집국장을 지낸 언론인 출신인데 ‘가장 한국적인 서정 수필가’로 오히려 성가가 높다. 두어 달 전에 나온 정목일 대표 에세이집 ‘침향’(선우 미디어)은 그점에서 미주의 수필문학 지망생들에게는 좋은 참고서적이 될 수 있을 듯 하다.
그는 수필을 ‘자기의 삶과 인생을 담는 그릇’이라고 말한다. 그 그릇에는 한국적 정서를 담되 미주의 경우 체험공간이 넓어진 만큼 당겨지는 내용도 다양할 것을 기대한다. 미주 한인문인들의 수필에는 자기만의 독백을 넘어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인생의 발견과 가치창출, 이 고장의 이야기가 담기기를 희망한다. 한국인의 정체성과 미국 땅에서의 체험과 의식이 지혜롭게 조화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는 이번 문학기행에서 수필문학을 통한 치유를 이야기했다. 수필에 개인 이야기를 쓰더라고 자랑 보다 숨겨둔 상처, 고통에 관한 이야기를 써야 치유와 정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글 안상호·사진 진천규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