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국정원 테이프 회수과정 재조사…미반납 테이프 13개 용도 추궁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이광철 기자 = `안기부ㆍ국정원 도청’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은 안기부 불법 도청조직 `미림’의 팀장이었던 공운영(구속)씨 집에서 압수한 도청테이프 274개가 사본이 아니라 원본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검찰은 공씨가 1999년 12월 국정원에 반납돼 소각처리된 테이프가 복사본으로 밝혀짐에 따라 국정원의 테이프 회수 과정을 재조사하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공씨에게서 압수한 테이프가 원본이라는 사실을 최근에 확인했다. 국정원은 회수된 테이프가 사본이라는 점을 몰랐던 것 같다. 회수 경위를 다시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일단 공씨를 상대로 국정원에 복사본을 만들어 반납한 경위를 캐고 있으며, 당시 테이프 회수를 책임졌던 이건모 전 국정원 감찰실장 등을 재출석시켜 조사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국정원이 반납된 테이프가 사본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원본을 찾기 위한 노력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히 검찰은 공씨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원본 테이프 274개 중 261개의 사본만을 만들어 반납한 경위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공씨가 국정원에 반납하지 않은 테이프 13개를 어떤 용도로 사용하려했는지도 확인 중이다.

공씨는 1994년 6월부터 3년 5개월간 제작한 도청테이프 중 274개와 녹취보고서 5권을 1999년 3월 직권면직되면서 가지고 나와 보관하다 1999년 12월 테이프 261개 등을 박스에 담아서 국정원에 반납한 바 있다.

검찰은 이들 테이프 중 삼성 관련 내용이 들어있는 테이프 내용이 언론을 통해 외부에 알려진 직후인 올 7월 27일 공씨 집에서 테이프 274개와 녹취보고서 5권을 압수했다.

한편 검찰은 임동원 전 국정원장 후임인 신건씨의 소환 일자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해 신씨 소환에 대비한 주변 조사가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음을 내비쳤다.

검찰은 신씨에 대해서는 늦어도 이번 주중에는 출석시켜 재임(2001.3∼2003.4)당시 주요 인사들의 휴대전화 불법 감청에 개입한 혐의 등을 조사한 뒤 형사처벌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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