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디 ‘운명의 힘’이 SF 오페라에서 공연 중이다. 지난 2일 부터 Nicola Luisotti의 힘찬 지휘로 막을 열고 있는 ‘운명의 힘’은 베르디의 24번째 오페라로서 후기로 넘어가는 과도기적인 작품이다. 식민지 왕족 돈 알바로가 스페인 귀족집안의 딸 레오노라와 사랑에 빠지고 그 와중에 사고로 레오노라의 아버지가 죽게 되면서 레오노라의 오빠 돈 카를로가 복수를 하러 나선다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다. ‘일트로바트레’와 더불어 드라마 성은 약한 만면 베르디 특유의 성악적인 아름다움, 남성적인 박력이 넘치고 있는 작품이다.
SF 오페라는 이번 공연에서 오케스트라의 열정적인 연주가 호평을 받은 반면 성악가들은 ‘B마이너스’를 받았다. 주인공 레오노라가 유명한 아리아 ‘Pace, pace, mio Dio’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플랫하게 처져 실망을 자아냈으며 합창을 제외한 솔로들의 활약이 빛을 발하지 못했다.
무대는 전쟁전, 전쟁중, 전쟁후 세 장면으로 묘사되고 있는데 공허하고 텅빈 무대 위에서 현대식 군복을 입은 병사들이 총을 쏘아대는 장면들은 극과 조화를 이루지 못했으며 현대식 조형도 어눌하고 어두웠다. 그러나 원작은 돈 카를로(바리톤)의 불타는 복수심이 극에 강렬한 동기를 부여하고 있으며, 테너와 바리톤의 격렬한 2중창, 다이나믹한 서곡 등은 베르디의 작품중에서도 가장 심오한 깊이를 담고 있는 작품으로 정평이 높다.
남은 공연 : ▲일시 11/ 17일(&:30pm), 20일(2pm), 23일(7:30m), 26일(7:30pm), ▲장소 : 워메모리얼 오페라 하우스(301 Van Ness Ave. S.F.,) 티켓 $25-$235 (415)864-3330 www.sfopera.com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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