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다문화 영화협회 주최 시상식장에 나온 샌드라 오. 한인 스타 중 가장 높이 뜬 별이 된 그녀는 배역의 비중에 상관없이 혼신을 다하는 배우다. <진천규 기자>
스크린서 TV서 종횡무진 샌드라 오
“매순간마다
최선의 모습으로
한인들 만날 겁니다”
올해 샌드라 오 만큼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사랑 받는 한인 배우가 또 있을까.
영화 ‘사이드웨이스’(Sideways)와 ABC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Grey’s Anatomy)는 그녀에게 할리웃의 연기파 배우라는 입지를 굳히게 했다. 섹시한 싱글맘 스테파니로, 일도 사랑도 거침이 없는 맹렬 인턴 크리스티나로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는 그녀. 가까이하기엔 너무나 떠버린 그녀와 인터뷰를 하는데는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했다. 지난 13일 베벌리힐스의 문화다양성상 시상식장에도 그녀는 가장 늦게 나타나 애간장을 태웠다. 하지만, 그녀와의 만남은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한인들을 만나겠다”는 말로 인사를 대신한 그녀는 재치 있는 말투와 거리낌없는 미소가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타고난 배우다. 그녀에겐 하루아침에 스타로 부상한 할리웃 디바에게선 결코 찾기 힘든 매력이 있다. 듣기 좋은 저음의 목소리로 진중함을 담아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에는 10년 가까이 할리웃 무대에서 소수계 배우로서 보이지 않는 한계를 딛고 내달려온 흔적이 역력하다.
“부모님은 빼어나게 예쁘지 않은 딸이 백인들 틈에서 힘든 길을 걷는 걸 바라지 않았고, 부모님께 걱정을 끼친 만큼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는 그녀는 “올 여름 한국에서 촬영할 계획이었던 그레이스 리 감독의 영화 ‘버터 냄새’의 제작이 연기돼 안타까웠다”고 밝힌다. 몇 마디 되지 않는 한국어 대사를 위해 한국어 개인교습까지 받았던 그녀에게 모든 사람들이 자신과 같은 모습인 도시에 간다는 것 자체가 정체성을 분명히 느낄 수 있는 계기였던 것이다.
“내년 5월에는 한인 극작가 다이애나 손의 신작으로 연극 무대에 설 계획입니다. 다이애나 손과는 지난 98년 ‘스탑 키스’로 호흡을 맞춘 적이 있어요”
한번 인연을 맺은 한인 감독, 한인 극작가는 변함없는 애착을 보이는 그녀는 요즘 살인적인 스케줄에 시달린다.
일요일 밤 황금시간대에 방영되는 ‘그레이 아나토미’만 해도 그녀가 연기하는 크리스티나와 외과전문의 버크의 깜찍한 로맨스가 브라운관을 달구면서 촬영분량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또, 드라마 촬영이 없는 날이면 영화 세트장으로 향해야 했다.
그녀가 올해 찍은 영화만 4편. 올 연말 개봉을 앞두고 있는 ‘하드 캔디’(Hard Candy)를 필두로 내년에도 여전히 TV와 영화에서 그녀의 얼굴을 자주 볼 수 있을 것 같다.
■한 눈에 본 샌드라 오
1971 캐나다 오타와 출생.
93 몬트리올 내셔널 디어터 스쿨 졸업,
캐나다 TV 영화 ‘다이어리 오브 에블린 라우’ 주연 발탁
94 영화 ‘더블 해피니스’로 칸 국제 방송프로그램 페스티벌 여우주
연상, 캐나다 지니상 여우주연상 수상
96 LA로 이주. HBO 코미디 시리즈 ‘알리스’(Arli$$) 출연.
97 ‘알리스’로 케이블 에이스상 수상
98 연극 ‘스탑 키스’로 디어터 월드상 수상
1999 영화 ‘라스트 나잇’으로 두 번째 지니상 여우주연상 수상
2004 영화 ‘사이드웨이스’로 보스턴 비평가협회 최우수 앙상블 캐스
트상 수상
05 ‘사이드웨이스’로 전미배우조합(SAG) 최우수 연기상,
방송영화비평가협회 최우수연기상 수상
05 에미상 조연여우상 후보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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