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이 진퇴양난에 처해 있다. 대거 이탈하는 투자자들을 잡으려니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하는데 노조가 떡 버티고 있어 녹록치 않은 게 현실이다.
제너럴모터스(GM)는 엄청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다른 기업들도 GM처럼 많은 현금을 보유하길 바란다. 지난 9월 말 현재 GM의 현금 보유액은 190억달러를 넘었다. 그런데 왜 투자자들은 GM의 미래를 걱정할까?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가 이를 상세히 보도했다. GM의 자동차 부문은 2003년 9월 현재 290억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다. 2년만에 약 100억 달러가 줄어든 셈이다. 직원의 의료보험료 인상, 원자재 값 상승에 조업단축으로 임시 해고된 직원에 대한 봉급지급 등이 증가하면서 현금이 축난 것이다. GM은 내년 말까지 60억달러를 추가 지출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직원 의료보험·인건비·원자재 가격 상승에 판매부진 ‘설상가상’
보유현금 2003년 290억달러서 2년만에 190억달러로 줄어
주가 급락 속 ‘적자 심한 공장들 폐쇄, 2만5천명 해고’ 곧 발표
2만1,000달러 차 1대 팔 때 도요타보다 순익 3,500달러 적어
‘임시해고 시 봉급의 75% 지급’ 규정으로 매년 5억달러 들어
델파이 파업은 최대 장벽… 뼈 깎는 고단위 구조조정만이 살 길
GM은 지금 진퇴양난의 어려움에 처해 있다. 잇단 비공개 회의를 열어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신차 모델을 위한 예산을 줄이고 직원 봉급을 삭감하며 적자가 심한 공장을 폐쇄하는 방안을 놓고 논의에 논의를 거듭하고 있다.
GM의 리처드 왜고너 회장은 11월 첫째 주 북미자동차 부문 경영진들을 모아 긴급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과감한 긴축을 강조했다. 그리고 3년 뒤 GM의 매출 신장을 주도할 신차 모델들을 직접 점검했다. 12월에는 적자 공장 폐쇄와 자동차 부문 직원 11만명 가운데 2만5,000여명을 해고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긴축안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러한 고강도 긴축은 예산을 절감하기 위한 고육책이지만 이를 단행하는 과정에서도 돈이 필요하다. 긴축 규모에 대해서는 아직 밑그림이 나와 있지 않지만 조기 연금지급과 일부 공장폐쇄에 따른 직원 전근비용 등에 20억달러가 소요될 전망이다.
현금이 자꾸 줄어 생산관련 예산을 줄이면 매출신장을 도모할 전기를 마련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GM의 최대 부품제공업체인 델파이의 파산으로 자동차 노조연합과 델파이측의 협상이 진행되고 있지만, 만일 타결이 되지 않아 델파이 직원들이 파업에 돌입하면 GM이 문을 닫을 수도 있다.
델파이 노조의 파업으로 GM이 문을 닫게 되면 매달 20억달러의 손실을 보게 된다. 파업을 모면하기 위해 델파이나 노조와 값비싼 협상을 맺어야만 할지도 모른다. 이래저래 부담만 가중된다. GM이 나름대로 구조조정을 강구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성이 차지 않는다. GM은 향후 시장 상황을 비교적 낙관하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는 만족하지 않고 있다. 지속적인 주가 하락이 그 증거다.
GM 경영진이 전면적인 개혁을 단행하지 않을 가능성은 지난 10월 GM의 금융부문인 GMAC를 120억달러에 매각한 데서 흘러나온다. 현금을 다시 많이 확보하게 됐으니 구조조정 압력에서 느슨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GMAC는 올해만 15억달러의 현금을 벌어들여 자동차 부문에 쏟아 부었다. 앞으로 이 수익이 없어지면서 다시 현금 보유액이 줄어들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이 GM의 재탄생을 위한 호기라고 주장한다. 만일 이 기회를 놓치면 머지 않은 장래에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이란 경고성 메시지다. 하지만 GM의 구조조정이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다. 오랜 타성 때문이다. 노조의 파워가 막강해 섣불리 건드릴 수도 없다. 노조는 공장폐쇄와 해고를 까다롭게 했다. 또 임시 해고자들에게 봉급의 최소 75%를 지급하도록 했다.
그러다 보니 GM은 30년 일하고 은퇴하는 직원들의 감소분만을 명목상 구조조정으로 여겨야 했다. 현재 임시해고로 놀고 있는 노동자 5,000명에 대한 비용만 매년 5억달러다. 왜고너 회장이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칼을 빼들었다. 지난 10월 자동차 노조연합과 협상을 맺었다. 의료보험 지출에서 매년 10억달러를 감축하는 안에 합의했다.
추가 감축안을 숙의하고 있다. 공장을 폐쇄해 2008년까지 수요와 공급을 맞춘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일단 내년 생산량을 60만대 줄여야 한다. 연간 생산량을 470만대 수준으로 하향 조정하면 수급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계산이다. 공장 5곳을 닫으면 가능하다. GM은 차를 많이 생산하지만 실제 충분히 팔리지 않아 결국 할인판매라는 방식을 종종 사용하고 있다. 2만1,000달러짜리 차를 한 대 팔았을 때 순이익이 도요타보다 3,500달러나 적다.
전문가들은 GM이 공장폐쇄에 따른 임시 해고자들에게 과다한 봉급을 지급하는 현행제도를 수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게 하지 않고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진단이다. 공장폐쇄로 생산대수는 줄일 수 있지만 비용은 별로 줄지 않기 때문이다. GM은 지금 엄청난 문제들과 싸우고 있다. 이는 나쁜 소식이다. 그러나 좋은 소식도 있다 그래도 현금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관건은 이 현금을 적절히 활용해 재기의 기반을 다지느냐에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