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과 열정사이’, ‘반짝반짝 빛나는’ 등 여러 편의 베스트셀러를 펴낸 일본 작가 에쿠니 가오리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에쿠니 가오리는 발랄하고 투명한 감수성으로 모든 사물에 독특한 의미를 부여한다. 삶의 모든 순간이 생생하고 멋있고 특별한 것이란 느낌이 들도록 하기에 많은 독자들이 사랑한다. 출간되자마자 책이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진입한 것을 보면 그녀만의 독자가 얼마나 많은지 짐작이 간다.
21세기 새로운 방식의 사랑, 가정을 이루기 위한 사랑도, 남성의 경제적인 도움이 필요한 사랑도 아닌 오직 사랑 그 자체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런 사랑을 그리고 있다. 그렇기에 ‘사랑을 하는 것’이 아닌 ‘사랑에 빠져드는’ 사랑의 모습을 그린다. 20세 연상인 연인, 15세 연상인 연인과 사랑에 빠진 20세의 두 남자의 사랑방식이 어색하지 않고 공감되도록 설득력 있게 작가는 그리고 있다.
사랑 앞에서 끝없이 순수하기만한 토오루와 그런 토오루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마흔의 시후미의 사랑은 진지하다못해 슬프고 가슴이 먹먹해지도록 아름다운 것이 바로 작가의 특별한 능력임을 깨닫는다. 마흔의 시후미는 작고 아름다운 방과 같다고, 그 방은 너무 편해서 자신이 그 방에서 나오지 못하는 것이라고 토오루는 독백한다.
토오루의 친구 코우지는 15살 연상의 유부녀 기미코와 게임처럼 가볍고 시니컬하기 조차한 사랑을 나눈다. 토오루처럼 사랑의 정서적인 면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육체적인 유희로 즐기는 코우지의 사랑의 방식도 그러려니 이해가 되는 것은 우리가 21세기 자유분방한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토오루와 코우지의 이야기를 복잡하게 뒤섞어 묘사하여 독자의 시선을 집중하도록 만들고, 긴장감을 놓을 수 없도록 만드는 작가는 그래도 사람에게 생기를 불어넣고 활기차게 만드는 것은 사랑밖에 없음을, 살아있어 사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섬세하게 묘사한다. 그 어떤 오해와 절망도 한 순간에 녹여버릴 수 있는 것 또한 사랑이 지닌 큰 힘임을, 사랑은 결코 허망하기 만한 몸짓이 아님을 말한다.
도쿄 타워
에쿠니 가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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