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웃을 위해 두달마다 식사를 제공해 온 오경선씨가 히스패닉 여자어린이 머리에 매듭을 매어주고 있다. <신효섭 기자>
할러데이 시즌 기획
나눔의 불씨 1
더불어 사는 이민사회의 삶에서 감사와 나눔은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다. 바쁘고 정신없는 생활 속에서 이를 실천하는 한인들은 모습은 쌀쌀한 날씨까지 훈훈하게 만드는 아름다운 감동을 선사한다. 우리 주변에서 남몰래 이웃과 사랑을 나누며 한해의 감사를 느끼는 한인들을 찾아 나섰다.
99센트 업소운영하는 오경선씨
두달에 한번씩 음식 나누기
남가주 사랑의교회서 이어받아
지난해 추수감사절 터키 한 조각을 나눈 것이 인연이 돼 격월로 주민들과 식사를 나누고 있는 한 한인업주의 사랑실천이 한인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그가 피운 ‘나눔의 불씨’는 어느덧 다른 한인들의 가슴에 뜨거운 불을 지피고 있었다.
20일 오후 1시 이스트 LA의 99센트 스토어 ‘유니크 달러’(Unique Dollar). 업주 오경선(59)의 업소에는 저소득층 히스패닉 이웃 주민들이 하나 둘씩 모여 들기 시작 했다.
두 달에 한번 단골손님이나 이웃 사람들을 초청해 음식을 나누는 오씨 가족은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특별히 크렌베리 소스를 곁들인 터키,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런 샐러드, 감자요리, 옥수수 등 푸짐하게 한 상 차렸다. 여기에 한국식 잡채와 김치도 곁들였다.
가게를 찾은 주민 40여명은 오씨 가족이 정성껏 마련한 맛있는 음식과 음료를 즐기며 어느새 삶의 시름을 잊어버리는 모습이었다.
올해 6년째 이 업소를 운영해 온 오씨가 주민들과 친밀한 관계를 갖게 된 것은 지난해 추수감사절 때부터. 이후 두 달에 한번씩 이웃들에게 ‘따뜻한 만찬’을 펼쳐왔다.
고객의 주를 이루는 히스패닉 이웃에게 사랑과 감사를 전하고자 마련한 만찬이었는데 어느새 입소문이 퍼져 이 동네 주민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주요 행사로 자리잡았다.
‘두 달에 한번 40여명의 주민들의 음식을 준비하는데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오씨는 “가장 중요한 것은 더불어 사는 삶 아니겠냐”고 대답한다. 주민들과 가까워 진 이후 주민들의 도움도 많이 받는다는 것. 가게를 처음 운영 할 때는 좀도둑도 많았는데 이웃과 가까워 진 이후 도둑도 줄어들었으며 손님들에게 어느 상품이 잘 팔리니까 들여놓으라는 조언도 받는 등 비즈니스면이나 시큐리티면이나 ‘든든한’ 백을 얻었다며 싱글벙글이다.
오씨의 선행이 한인사회 나눔 활동에 불을 지피는 불씨가 된 것일까.
남가주사랑의교회 교인 320여명이 각자 직업 전선에서 이웃들을 향한 사랑을 나눌 것을 다짐했다. 올 12월에는 LA에서 봉제공장을 운영하는 문흥영씨가 히스패닉 일꾼들을 위해 감사의 만찬을 준비하겠다고 나섰다.
“삶이 힘들고 고단하거나 넉넉하지 않을 때일수록 감사하고 나누면 돈으로 살 수 없는 평안과 행복을 얻는다”고 설명하는 오씨와 가족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풍요로운 연말을 만끽하고 있다.
<홍지은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