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앨콧 양로병원을 방문한 박희자(65·오른쪽 두번째)씨가 병원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에 자신이 만든 턱받이를 이순례(83) 할머니의 목에 걸어주고 있다. <신효섭 기자>
혼자 살면서 턱받이 130개 손수 만들어
양로원 환자들에 전달 ‘훈훈한 감동’
노인 아파트에 사는 60대 한인이 타운내 양로병원 노인들에게 집에서 손수 제작한 턱받이 130개를 기증,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몸도 마음도 외로운 노인환자들에게 모처럼 함박웃음을 선사한 주인공은 7가와 스프링에 있는 노인 아파트에 홀로 거주하고 있는 박희자(65)씨. 박씨는 21일 올림픽과 윌튼 플레이스 근처에 있는 ‘앨콧 양로병원’을 방문,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의 목에 턱받이를 걸어주며 ‘베푸는 삶’을 몸소 실천, 주위를 흐뭇하게 했다.
박씨는 용돈을 몽땅 털어 자바시장에서 헝겊과 실 등 필요한 재료를 구입한 뒤 꼬박 한달 반을 구슬땀을 흘리며 바느질에 매달렸다고 한다. “연말도 다가오고 내가 불우이웃을 위해 무엇을 해줄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노인들을 위한 턱받이가 머리에 떠올랐어요. 주위에 알리려고 한 일이 절대로 아닌데...”라며 오히려 쑥스러워 했다.
이날 박씨로부터 작지만 소중한 선물을 받은 양로병원의 이순례(83) 할머니는 “턱받이 정말 고마워. 이제 음식 윗도리에 안 흘리고 잘 먹겠네”라고 또렷하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중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박씨의 손녀딸 박진경(14)양도 토요일 아침이면 어김없이 같은 양로병원을 찾아 노인들의 손과 발이 되주는 작은 ‘천사’로 알려져 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식사와 음료수도 날라다 주고 침대 옆에 걸터앉아 성경책도 읽어주며 할머니 못지 않게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동양선교교회 권사이기도 한 박씨는 “나 자신을 먼저 챙기는 것 보다 나보다 더 외롭고 불쌍한 사람들이 겨울을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작은 정성을 보태고 싶다”며 “하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값지고 보람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앨콧 양로병원의 한인 루스 탤버트 프로그램 디렉터는 “연말이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데 급급한 많은 한인들에게 박씨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며 박씨의 선행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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