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회사에 재직중 한국군에 자원입대해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기지에서 근무중인 동의부대 박진우(뒷줄 오른쪽에서 네번째) 상병과 부대 관계자들.
‘자유의 투사’ 한인 장병들
아프가니스탄 전쟁터의 사선을 넘나드는 미군과 한국군에서 활약하는 한인 병사들은 급변하는 세계 역사의 현장에서 한민족의 기상을 한껏 과시하는 자유의 투사들이다. 미군 조종사로, 또 한국군에 입대해 통역관으로 활약하는 두 한인들을 만났다.
아파치 조종사 임채홍 중위.
미군으로… 임채홍 중위
최정예 전투헬기 조종사 LA한인
한국군으로… 박진우 상병
플로리다 출신 자진입대 통역병
⊙… “테러와의 전쟁은 가장 좋은 해결방법을 찾기 위한 과정입니다.” 17일 오전 카불 외곽 바그람 공군기지 내 아파치 유닛 내 유일한 한인 조종사인 임채홍(미국명 하워드) 중위를 만났다.
전날 기지 외곽에서 발생한 원인 모를 폭발 사건 때문인지 바그람 미군기지의 경비는 삼엄했다. 이중으로 설치된 위병소를 지나 전날 갑자기 생긴 작전으로 막 활주로로 귀환한 임 중위는 2003년 5월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해 올 3월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LA 한인이다.
임 중위는 “아프간의 생활이 특별히 어렵지는 않지만 9일 뒤 휴가를 떠나서인지 가족과 친구들이 있는 남가주가 그립다”고 말했다. 미군의 최정예 공격형 헬기인 임중위의 아파치가 화력을 쏟아 부은 적은 8개월 동안 딱 한 번, 지난 8월 북동쪽 국경지역의 산악지대로 출격했을 때였다. 평상시엔 평화유지 경계 비행만 계속한다.
미군의 최고 엘리트로 최전선에서 복무중인 그에게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일부의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한참을 생각하던 임중위는 “다른 좋은 해결방법이 있는가?”라며 “문제를 지적하기는 쉽지만 해결을 제시하는 것은 어렵다”고 담담히 말했다.
⊙… 미군 바그람 기지에 파견된 한국군 의료부대인 동의부대에는 플로리다 출신의 한인 박진우 상병이 통역병으로 근무하고 있다.
대사관 무관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와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미국에서 생활한 박 상병은 플로리다의 한 엔지니어링 회사에 근무하던 지난 2004년 9월 한국군에 자진 입대했다. 영주권 수속 중이어서 군입대를 하지 않아도 됐던 박 상병은 “입대를 결심한 것은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친동생과 사촌동생들 때문이었다. 내가 당당하지 못한 길을 선택하면, 동생들도 내 뒤를 따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미 29세가 넘은 나이에 주저없이 지원서를 냈다고 한다.
그 때문이었을까. 보스턴대에 재학중인 친동생도 자원 입대해 22일 논산훈련소를 퇴소했고, 에모리대에 다니는 사촌동생도 2006년 입대를 앞두고 있다.
박 상병은 자신과 비슷한 형편인 유학생들에게 군입대를 적극 권유했다. “미국대학 공부가 학기도중 휴학을 하면 다시 복학하는 게 어렵다는 현실을 잘 압니다. 나도 한참을 망설였지만 군은 시간을 죽이는 게 아니라 자기발전의 기회입니다.”
카불 - 이의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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