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O 드라마 ‘소프라노’에서 세탁소 주인으로 나오는 한인이 마피아 출신 직원에게 구타 당하고 있다.
나쁜 우스꽝스런 코리안
미국 TV시리즈에서 한인과 한인 사회가 주요 인물이나 무대로 등장하는 사례가 갈수록 늘어나는 가운데 여전히 한인들에 대해 왜곡된 이미지가 팽배하고 있어 우려가 되고 있다. 70년대 인기 TV시리즈 ‘매쉬’(M*A*S*H)가 한국전 당시 전쟁의 폐허에 덮인 후진국이었던 한국의 모습을 미국 안방에 전파하기 시작한지 30년이 지난 오늘날 미국 TV화면에 비춰진 한인들과 한인사회는 한편으로는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이다. 아니 지금 미국의 안방에도 세찬 한류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매쉬’그후 30년이 흘렀어도
한인사회는 여전히 배타적, 악의 소굴,
한인은 성도착자, 매춘, 한흑갈등…
그래도 한류바람이 미에 분다는데…
인기리에 방영중인 ABC 드라마 ‘로스트’(Lost)에서는 김윤진과 대니얼 대 김이 무인도에 표류된 한국 부부를 열연하고 같은 방송의 의학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Grey’s Anatomy)에서 샌드라 오가 너무 야심적이지만 능력 있는 인턴으로 출연한다. 이처럼 한국계 배우들이 매주 1,300만명 이상의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는 히트작에서 주역을 맡아 미국인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인기 스타로 부상한 사실은 대단한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인 캐릭터가 등장하는 나머지 대다수 TV 에피소드를 보면 여전히 부정적인 이미지가 널리 퍼져 있다. 미디어 감시 웹사이트 ‘아시안미디어워치’(www.asianmediawatch .net)의 중국계 미국인 케이 유는 본보와의 전화에서 “지난 수년 간 TV에 한인이 등장인물로 나온 사례가 현저하게 늘어났으나 부정적인 이미지가 적지 않게 섞여 있다”고 평가한다.
예를 들면, 지난 10월27일 1,500만명이 시청한 인기 CBS 범죄드라마 ‘자취도 없이’(Without a Trace)의 제75회 에피소드에서는 부모의 마켓 일을 돕는 한인 여성이 실종된 사건을 주요 줄거리로 삼았다. 그녀는 억압적인 부모에 대한 반항심에서 문란한 성도착자가 된 것으로 묘사되고, 아니나 다를까 흑인들이 마켓을 강탈하는 한흑 갈등의 장면도 나온다.
한인들이 성적으로 이상하다는 이미지를 주는 사례는 FOX 의학드라마 ‘하우스’(House), 케이블 FX 경찰드라마 ‘쉴드’(The Shield)에서도 볼 수 있다. FOX 코미디 ‘70년대쇼’(‘70s Show)에서 한국전에 참전했던 ‘레드’라는 인물이 나오는데 유감스럽게도 “자녀양육법을 한국에서 배웠다”, 아주 형편없는 집에 대해 “한국에 비하면 낙원이다”고 말하는 등 나쁜 상황이 있을 때마다 한국과 비교하는 버릇이 있다.
이들 사례는 모두 융화되지 못하고 고립된 이민사회, 범죄소굴인 코리아타운, 50년대 한국전 당시의 이미지 등을 TV화면을 통해 미 전역에 전파하고 있다.
‘로스트’에서 대니얼 김도 처음에는 아내를 꼼짝 못하게 하는 억압적인 남편으로 나오는 등 악역에 가까웠다. 그러나 그가 주역이었던 덕에 이야기가 거기서 끝나지 않고 시청자들에게 아시안 남성의 더 깊은 내면을 보여줄 기회가 있었다는 평가다.
캐이 유는 “진정한 발전은 아시안들이 TV, 영화 등에서 주역을 맡을 때 가능하다”며 “아시안 사회가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 진출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는데 젊은 한인 작가들과 배우들의 연예계 진출을 격려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네트웍 방송사들이 시청자 반응에 민감하므로 부정적인 모습을 볼 때에는 항의하고 좋은 캐릭터를 볼 경우에는 격려하는 등 시청자 의견을 나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미연합회(KAC)의 그레이스 유 사무국장은 “KAC는 다른 아시안 단체들과 함께 아태미디어워치(APAMW)를 조직, 매년 2차례 정도 네트웍 방송사들과 만나 아시안들에 대해 더 균형이 잡힌 모습을 보여주도록 노력하고 있으나 결실을 맺기까지 많은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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