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들어주는 겁니다. 만약 펜이나 수첩이 있다면 무엇이든 받아 적는 거죠. 그러다 보면 대부분은 고객 스스로 해결책을 찾기 마련입니다.”
취재차 한인운영 대형 호텔의 매니저를 만난 적이 있다. 하루에도 수십 건씩 쏟아지는 고객의 ‘불평’ ‘불만’들에 대한 해결책이 궁금해 질문을 던졌다. 그는 ‘무조건 들어주기’가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고 소개했다. 한국 유명 호텔의 지배인인 부친으로부터 전수 받은 비법이라는 설명이다.
“아, 네. 그러셨어요” “그러셨군요”하고 맞장구를 치다보면 한참 불평을 토해내다 때론 “됐어요”하고 그냥 가버리기도 하고 “그럼 이렇게 해주세요”라고 필요한 사항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요구사항만 즉각 처리해주면 문제 해결 끝.
타운 소매점이나 식당 주인들도 종종 ‘나의 불만을 들어달라’며 불평을 토하는 손님과 부딪히게 된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불평 듣기’에도 몇 가지 노하우가 있다.
일단은 공감. “그게 아니고…”라며 토를 달거나 “저희도 바빴습니다”라고 변명하기 보다 일단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다. 대부분은 ‘나의 마음을 알아달라’는 호소성이기 때문에 ‘들어주고’ ‘알아주면’ 문제는 반 이상 해결된다.
만약 쏟아지는 불평 도중 ‘이래서 불쾌했다’ ‘저래서 화난다’ 등의 감정을 표현한 단어가 있다면 “아, 네 이래서 불쾌하셨군요” “저래서 화 나셨군요”라며 똑같이 따라해 본다.
어느 정도 불만 토로했다 싶으면 “어떻게 해드리면 불쾌하지 않으시겠습니까” 또는 “화가 가라앉으려면 무엇을 해드릴까요” 등 고객의 말을 그대로 반복해 해결책도 스스로 정하도록 권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말하는 사람이 사용한 단어를 이용해 똑같이 따라한다는 것. 같은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내가 당신의 말을 귀담아 들었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효과가 크다. 분노나 불만, 슬픔 등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물통에서 넘치는 물과 같아서 일정 부문 퍼내고 나면 중간쯤에서 해결책이나 원하는 것이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감정을 쏟아내고 난 이들의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하다. 때론 없을 때도 있다.
요구하는 바를 들어주면 상황 종료. 스스로 제시한 요구사항을 들어줬으니 그 손님은 오히려 당신의 업소를 ‘말이 통하는 곳’으로 기억할 지도 모른다.
김동희
<경제부 >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