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무명도 그가 찍으면 스타로
‘캐스팅의 귀재’
‘위기의 주부들’‘로스트’‘스크럽’등 담당
김윤진의 미TV 진출에도 핵심적 역할
“부단한 노력만이 배우로 성공하는 길”
ABC 엔터테인먼트 TV그룹 켈리 이(34·한국명 이지선) 부사장은 ‘캐스팅의 귀재’로 통한다. 신인을 발굴해 내고 무명의 배우를 스타덤에 올려놓는 스타 제조기가 그녀에게 딱 어울리는 표현이다. 할리웃 스타 대열에 오른 한인 배우 김윤진의 미 브라운관 진출에 핵심적 역할을 한 숨은 공로자이기도 하다.
지난 6월 이그제큐티브 VP로 승진한 이씨는 ABC-TV 네트웍과 터치스톤 TV가 제작하는 드라마와 코미디, 파일럿의 캐스팅 업무를 총괄하는 실무 결정권자. 현재 그녀가 감독하고 있는 TV 시리즈는 ABC의 간판프로 ‘위기의 주부들’(Desperate Housewives)과 ‘로스트’(Lost) ‘그레이 아나토미’(Grey’s Anatomy), NBC 코미디 ‘스크럽’(Scrubs) 등이다.
한바탕 전쟁을 치르는 파일럿(비정규 프로그램) 시즌이면 하루에도 수십 가지 사안들이 그녀의 결재를 기다리지만, 그녀는 항상 즐겁고 기운이 넘친다. 신인 배우에게서 보이지 않는 이미지를 찾아내 구체화시키고 그 사람에게 꼭 맞는 작품과 배역을 맡겨 성공을 이끌어내는 건 언제나 신나는 일이라는 그녀는 마치 적외선 탐지장치처럼 옥석을 가려낸다. 15년 가까이 축적된 연륜에서 나오는 그녀의 직감은 틀리는 법이 없다.
서울에서 태어나 2세 때 뉴욕으로 이민 온 그녀는 이정길·원명식씨의 2녀1남 중 차녀로, 뉴욕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법대 진학을 앞두고 맨해턴의 유명 코미디 클럽 ‘캐롤라인’에서 시간당 12달러의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인생이 바뀌었다.
당시 캐롤라인 코미디 클럽은 90년대 최고의 시트콤 ‘사인필드’의 주인공 제리 사인필드 등을 배출해 유명 캐스팅 디렉터들이 모여드는 아지트였다. “사람들과 어울리고 전화를 주고받으며 돈버는 일이 최고의 직업으로 여겨졌다”는 그녀는 뉴욕의 워너브라더스에서 인턴십을 하다가 91년 뉴욕의 ABC 엔터테인먼트 캐스팅 담당으로 입사했다.
94년 ABC 프라임타임 캐스팅 어소시에이츠 디렉터로 발탁됐고, 95년 터치스톤/월트 디즈니 네트웍 TV의 캐스팅 디렉터로 발령 받아 LA에 왔다. 이후 97년 캐스팅 담당 부장, 99년 ABC 엔터테인먼트 TV 그룹 캐스팅 담당 부사장, 2003년 선임 부사장(SVP), 지난 6월 현 위치(EVP)에 올랐다.
캐스팅의 귀재인 그녀가 요즘 적극 추진하는 프로젝트가 하나 있다. ABC 엔터테인먼트가 해마다 캐스팅 디렉터와 에이전트, 매니저 등을 초청, 배우들에게 오디션의 기회를 제공하는 ‘캐스팅 프로젝트 액터스 쇼케이스 시리즈’이다.
“꾸준히 연기지도를 받고 액팅 클래스에 참가하는 부단한 노력만이 배우로 성공하는 길”이라고 강조하는 그녀는 “12월7일 실시되는 쇼케이스에 한인 배우도 많이 참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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