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철훈과 문하생 사진집 ‘몽골리아’ 펴내
대륙의 봄 거쳐 천진한 아이들까지
14명 작가 수 천점 커트중 129점
사진 배열 헨델의 메시아 처럼 구성
출판기념회 15일 LA 한국문화원
함철훈과 그에게서 사진을 배운 13명의 사진작가들이 함께 만든 사진집 ‘몽골리아’(Mongolia)가 나왔다.
이들은 지난 97년부터 4차례 몽골을 찾아 사라지면서 남아있는 그 땅의 아름다움을 앵글에 담았다.
작업을 이끈 함철훈은 “몽골을 처음 찍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그러나 좋은 사진을 찍으려고 노력하는 동안 그 땅에 감춰진 깊은 아름다움을 알게 됐다. 몽골인들은 그 아름다움을 미처 모르는 것 같았다. 동양은 자신의 아름다움에 눈을 뜨고, 서양은 다른 사람의 아름다움을 인정하게 하자는 마음에서 이 사진집을 냈다”고 설명한다. 그의 사진팀이 발견한 몽골의 화려함이란 꽉 차고 넘쳐 ‘날 좀 보소‘ 하는 아름다움이 아니라 빈자리가 넉넉하며, 비워 놓을 줄 알고, 비워 놓아도 모자라지 않는 아름다움이었다고 한다.
이 말은 질박하고, 잘 나서지 않는 동양의 아름다움에 대한 적극적인 옹호와 애착으로 들린다.
현재 몽골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들-예컨대 전통 천연염료가 화학염료의 천박한 화려함에 쫓겨나고, 재래 바가지가 플라스틱에 밀려나는 일들이야말로 그의 세대가 한국서 경험했던 일이어서 몽골의 원래 아름다움을 진짜 아름다움으로 인정해 주는 외부의 눈이 필요함을 느꼈다고 한다. 작가들은 사진집이 이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수 천점의 커트중 책에 골라 실은 129점의 사진 밑에는 별도로 누가 찍었나를 명기하지 않았다. “사진의 원래 주인은 셔터를 누른 사람이 아니라 몽골인들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하는데 그 풍경을 앵글로 재구성한 사람은 누구인가 하는 궁금함은 남는다.
책을 내면서 마지막으로 고민했던 부분은 사진의 배열 순서. 결국 사진의 앞 뒤 연결은 헨델의 메시아 구성을 그대로 따랐다고 한다.
무슨 말인고 하니, 오라트리오인 메시아의 밑그림이기도 한 시의 내용을 따라 사진도 처음에는 버림받고, 비어 있고, 잠잠하고, 외롭고 가여운 것들부터 배치해 나갔다.
그러다가 대륙의 봄을 거쳐 천진한 아이들의 사진에서 ‘사람이야말로 하나님의 희망’임을 선언하고, 모든 소리와 악기가 합쳐져 울려 퍼지는 장엄한 할렐루야 파트처럼 ‘빛으로 가는 길’을 사진첩의 절정으로 삼았다는 설명이다.
‘비주얼 워십 인스티튜트’의 이름으로 펴낸 이 책은 204쪽에 45달러. 작업에 참여한 작가는 함철훈 외 손청, 준(혜정) 리, 오용란, 정남현, 박은주, 조세은, 김인좌, 문순옥, 준 리, 장정찬, 김귀남, 권정선, 김계용이며, 김지열이 디자인을 담당했다.
출판기념회는 12월15일 오후 6~9시 LA 한국문화원(5505 Wilshire Bl.)에서 갖는다.
연락처 (951)485-7220, www.vwinstitute.com
<안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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