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키토’를 발명한 하워드 스테이플튼이 ‘모스키토’를 단 상점 ‘스파’ 앞에 서 있다.
고주파음 내는 ‘모스키토’ 영국서 개발
아이들에겐 소음으로 어른들에겐 안들려
영업지장 골머리 앓던 상점 주인들 반색
주변에 철부지 10대 청소년들이 모여들어 영업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시끄럽게 굴고 말썽을 부려 고민인 상점 주인들에게 좋은 소식이 있다. 하워드 스테이플튼(39)이라는 영국 사람이 만든 ‘모스키토’라는 장치가 그것으로, 20세 미만인 사람에게는 대부분 들리지만 30세 이상인 사람에게는 거의 들리지 않는 고주파음을 내므로 틴에이저들이 몇 분안에 자리를 뜨지 않고는 못배긴다.
아직까지 현장 실험을 한 곳은 단 하나, 사우스 웨일즈 지망의 배리라는 마을에 있는 ‘스파’라는 이름의 잡화점이다. 이곳에는 퉁명스런 틴에이저들이 입구 앞 계단에서 전깃줄 위의 새들처럼 죽 늘어서 담배 피우고 술 마시며 출입하는 손님들에게 무례하게 소리를 지를 뿐만 아니라 정기적으로 상점 안까지 습격하는 곳이다. “좀 덜할 때는 손님들에게 겁주는 정도고, 심할 때는 물건을 훔치고 직원들에게 폭행도 한다”고 부모와 함께 이 상점을 소유하고 있는 주인 로버트 거프는 말했다.
하는 수 없이 아이들이 싫어하는 클래식 음악을 주차장을 향해 크게 틀까도 생각해 봤지만 지난달 스테이플튼이 무료로 시험해 보라고 준 모스키토를 바로 가게 바깥 벽에 달았더니 즉각 대 효과가 있었다. 마치 입구에 누군가가 10대는 쫓아 버리는 약이라도 뿌려 놓은 것처럼 이제까지 항상 아이들이 모여 있던 곳이 텅 비어버린 것이다.
처음에는 언제나처럼 모여 있던 아이들이 계속 귀를 손으로 막고 가게 안으로 들어와 제발 그 소리가 나지 않게 해달라고 빌었다. 모르는 척 거부했으면 자칫 폭력사태로까지 번질 수도 있었겠지만 거프가 기지를 발휘했다. 단호하게 조류 인플루엔자가 유행하기 때문에 새를 쫓기 위해 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던 것이다.
보안 컨설턴트인 스테이플튼은 말썽꾼 틴에이저들을 쫓아 버리는 다른 장치들에 대해서도 연구를 했지만 어릴적 런던의 한 제조회사 간부였던 아버지를 따라 공장에 갔을 때 고주파 용접장치를 사용하던 방에서의 경험을 떠올려 이 장치를 만들게 됐다. 자기에게는 참을 수 없을 정도의 소음을 아버지를 비롯한 성인들은 전혀 나는지조차 몰랐던 것이다.
스테이플튼은 자기 아이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종류의 소음와 주파수를 가지고 실험한 결과 제일 못참겠다는 소리를 정부가 지정한 청각안전 기준을 위반하지 않는 75데시벨로 퍼뜨리도록 제작했다. 틴에이저들을 귀찮게는 해야겠지만 다치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었다. 34세인데도 아직 그 소리가 들린다는 거프의 말로는 박쥐 우는 것과 비슷한 찍찍거리는 소리라는데 ‘모스키토’라는 이름은 모기처럼 작고 성가신 존재라는 뜻에서 붙였다.
옥스포드대학의 신경생리학 교수 앤드루 킹은 고주파음을 듣는 능력은 나이가 들면서 저하되지만 매우 점진적으로 진행되므로 10대를 넘은 성인중에서도 ‘모스키토’가 내는 소음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며 “노인들에게만 물건을 팔려고 작정하지 않고는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스테이플튼은 20대나 30대에게 들린다한들 그들이 가게 앞에서 죽치고 있지 않는한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장치가 앞으로 얼마나 널리 사용될지를 점치기는 아직 이르다. 관련 기사가 영국 식품업계 잡지인 ‘더 그로서’에 게재된 이후 약간의 유명세를 치르게 된 스테이플튼에게 수백명으로부터 문의가 쇄도했지만 상점 뿐만 아니라 기차역 앞 마당 같은 곳에 달겠다는 이들에게 수십개를 팔았을 뿐이다.
그는 앞으로 비상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훨씬 더 큰 소리를 내는 장치를 개발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상점들 앞에 떼지어 몰려 들어 약탈하는, 영국에서 ‘스티밍’이라 부르는 현상이 시작될 때 단추를 누르면 나이든 샤핑객들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고음에 진저리를 치면서 아이들은 사라져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손으로 귀를 막고 물건을 훔치기는 아주 힘들겠죠?”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