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소유 장려 정책의 일환
올해 개봉된 한국 영화로 ‘웰컴 투 동막골’이 있다. 이 영화는 관객 동원 800만명을 넘어서며 금년 최고 흥행작으로 인정을 받았고, 대한민국영화대상 최우수작품상을 비롯, 감독상 등 6개 부문을 석권함으로써 작품성에서도 확실한 평가를 받은 셈이 되었다.
때는 한국 전쟁중 미군의 인천상륙작전으로 북진이 계속되고 있을 무렵, 대열에서 이탈한 국군 두 명, 인민군 세 명, 그리고 미군 한 명이 세상 모르고 평화스런 마을 동막골로 모여든다. 그리고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일들이 벌어진다. 강원도 사투리가 주는 재미는 덤이다.
그 영화의 한 장면. 인민군 장교가 촌장에게 묻는다. “고함 한 번 지르지 않고 부락민들을 휘어잡을 수 있는 그 위대한 영도력의 비결이 뭐요?” 시골 할아버지 이상도 이하도 아닌 촌장이 대답하기를 “뭐를 많이 먹여야지 뭐” 제법 묵직한 답을 기대했음인가, 그 장교의 의아스런 “예?”가 나오고 화면이 바뀐다.
지금으로부터 대략 2300년전 중국. 왕도(王道) 정치를 주창한 맹자는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각국을 유세하고 돌아다녔으나 그다지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하였던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부국강병이나 외교적 책모를 찾고 있었던 당시의 제후들에게 맹자가 내세우는 도덕 정치인 왕도는 지나치게 이상적이라고 생각되었던 것인데, 어쨌든 자기의 주장이 채택되지 않자 그는 고향으로 돌아 왔다. 그 소식을 들은 근처의 한 제후가 그를 국정의 고문으로 초빙했다. 맹자가 오자 그는 대뜸 나라를 다스리는 방책을 물었다.
맹자왈, “항산 (恒産)이 있어야 항심 (恒心)이 있습니다” 항산이란 생활할 수 있는 일정한 재산 또는 생업을 말하는 것이며, 항심은 늘 지니고 있어 변하지 아니하는 마음을 뜻한다. 즉, 변치 않는 재산이 있어야 변치 않는 마음도 따라온다는 말이다. 맹자는 그 제후에게 왕도정치를 설명하면서 그 첫걸음은 백성들의 의식주를 만족하게 해주는 데 있다, 곧 민생의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역설했던 것이다.
미국에서 개인 세금보고(tax return)를 하다 보면 가끔씩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주택 소유자에 대한 세금상의 우대이다. 아파트 렌트나 주택 대출금의 이자나 따지고 보면 모두 주거비용인데, 렌트는 세금을 계산할 때 공제(deduction)를 받지 못하지만, 주택 소유에 따른 이자나 재산세 등은 비용으로 인정되어 그 금액만큼 빼고 소득세를 계산하는 것이다.
“내 집을 가지는 것이야말로 아메리칸 드림의 핵심입니다. 내 집은 가족을 위한 토대이며, 사회적 안정의 근원입니다. 그것은 또한 많은 미국인들에게 경제적 안정의 기반이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현 미국 대통령인 부시가 2002년 행한 라디오 연설의 일부이다.
미국에는 주택 소유를 장려하는 많은 정책상의 고려가 있는데, 앞서 말한 세금의 경우는 그 중의 한 예로 볼 수 있겠다. 요컨대 항산을 통한 항심의 도모인 것이다. (213)892-9999
박준태
<퍼스트스탠다드은행 국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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