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시간에 서울 손호철 교수의 시사 칼럼을 즐겨 듣는 편이다. 그러나 근간에 그의 편견에 사로잡힌 듯한 표현을 듣고 섭섭했다.
며칠전 방송에서 그는 대학생들에게 박정희 시대의 잘못을 강의할 때 민주 인사의 탄압이나 억압보다는 장발이니 미니스커트 단속을 예로 들어 설명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며 이런 이야기를 하고 나서, 그래도 박정희가 좋으냐고 물으면 학생들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든다고 하였다.
또한 지난 13일자 한국일보의 정치 칼럼에서도 그의 역사관이 어떠한지 잘 나타나 있다. 즉, 북한의 인권문제는 뜨거운 감자이고 조선일보 등은 극우 냉전 세력으로 역대 군사 정권의 미화 언론으로 독재정권의 인권 침해에 대한 민주화 운동과 진보 진영의 비판에 귀 기울이지 않았으므로 이제 와서 북한의 인권을 나무라는 일은 매우 엉뚱하고,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고 하였다.
그는 현재 북한 인권에 대한 논의를 냉전 반공 세력들이 독점하고 있으니 이제 진보 진영도 북한 인권에 대한 논의를 다양화하고 균형을 갖추게 되기를 바란다는 말로 결론을 내었다.
나는 그의 사상이나 정치학 발전에 대한 고결한 의지를 욕되게 할 마음은 없다. 그러나 몇가지 그의 언행에 대한 문제를 짚어 대학을 대표하는 한 지성인의 비판이 그가 즐기는 말대로 균형을 찾기를 바란다.
첫째, 박정희 대통령을 그렇게 비하만 하기보다는 그의 문화와 역사 보존에 대한 업적과 국가 경제의 발전, 외국으로의 진출, 현재의 고도 산업화에 대한 예견과 실천 등을 먼저 설명하고 유신의 폐해와 민주 발전의 억제, 흔히 말하는 개발 독재에 대한 학생들이 토론을 유도하여 역사에 대한 바른 인식과 자랑, 부끄러움을 스스로 갖도록 하여 주어야 했다.
둘째, 북한의 인권문제는 뜨거운 감자의 차원이 아니다. 이는 인류의 보편적인 문제로서 그러한 사실을 아는 모든 사람은 분개해야 하고 이를 바꾸는데 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나 집단은 이를 결코 아껴서는 아니 되는 것이 인권이다.
셋째, 조선일보 등이 극우 냉전 세력이면 이를 구독하는 국민에 대한 손교수의 판단이 대한 너무 오만하지 않는가? 그러한 언론사가 북한의 인권에 대해 걱정하고 나서는 것을 손교수의 관념처럼 대다수 국민들은 절대로 우습게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손교수가 진보 진영의 대표 논객으로 이러한 글을 동굴안에 갇혀 밖을 내다보는 시각으로만 쓴다면 진보 진영의 장래가 매우 답답하다고만 할 것이다.
한국사회를 극우 냉전 보수와 민주화 운동한 진보세력으로 양분하고 서로를 투쟁의 대상으로만 이해해야 한다면 우리 민족이 너무 서글프지 아니한가.
진정한 진보세력이라면 극우 보수 냉전세력까지도, 어두움이 있었던 과거의 역사까지도 모두 아우르는 사람으로 후학을 가르치고 글을 쓰기 바란다. 자존심을 가지되 겸손하고 자기를 평가하되 정당하게 하라는 말씀은 성경에서만 읽는 글이 아니다.
권영경/풀러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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