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걸’ 주연으로 ‘에릭의 연인’ 꼬리표 뗀다
박시연 화보
탤런트 박시연에게 2006년은 트램폴린이다. ‘에릭의 연인’이란 이름으로 일단 한번 뛰어올랐고 이제는 스스로 뛰어서 탄력을 이어가야 한다.
고 이은주의 뒤를 이어 화장품 ‘엔프라니’ 광고로 얼굴을 알리고 뮤직비디오 두 편에도 모습을 비쳤지만 정작 박시연을 뛰어오르게 한 것은 에릭의 연인 고백.
하지만 스스로 무릎에 힘을 주지 않으면 반동은 오래 가지 않는다. 누구보다 박시연이 그 사실을 잘 알고 있고 ‘연기자 박시연’으로 다가서기 위해 끊임없이 애쓰고 있다.
우선 SBS 드라마 ‘마이걸’에서 테니스 스타 역을 맡아 연기에 본격적인 첫발을 디뎠다. 단숨에 주연급이다.
운이 좋다고 생각하기엔 트램폴린까지 오르기 위해 애쓴 시간들이 있다. 연기를 배우고 싶어서 중국 드라마 3편 내리 찍으며 1년을 혈혈단신 현지에서 보냈다. 말도 잘 통하지 않고 음식도 입에 맞지 않는 곳에서 배우겠다는 생각 하나로 버텼다.
고생한 만큼 ‘마이걸’ 캐스팅이 확정됐을 때는 두 배로 기뻤다. 국내에서 펼치는 연기 활동의 시작이라 신입생마냥 들떴다.
1년이 정신없이 지나갔어요. 두세 달밖에 안된 것 같이 느껴지거든요. 내년은 한 달처럼 느껴질 만큼 부지런히 제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테니스 연습 장면 때문에 추운 겨울날 아침부터 세 시간 동안 짧은 운동복 차림으로 뛰어다녀 꽁꽁 얼어붙은 박시연의 얼굴에 생기가 돈다. ‘연기자 박시연’을 보여주고 싶은 열의가 언 볼을 녹인다.
코트를 여며 입고도 발을 동동 구를 한겨울 날씨에 반소매 상의에 무릎을 채 덮지 않는 운동복을 입고 코트를 누비던 모습에서도 첫 연기에 대한 설렘과 기대가 고스란히 묻어났다.
담요를 뒤집어쓰고 있다가도 이름을 부르는 소리만 들리면 펄쩍펄쩍 뛰어가고 촬영 중에는 움츠리는 법 없이 진지하게 제작진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휴대용 난로로 맨살을 때리는 추위를 달래다가도 코트를 껴입고 손을 호호 부는 옆사람에게 불 좀 쬐라고 자리를 내주는 착한 여유도 있다.
시청자들이 ‘아, 박시연이 연기를 정말 하고 싶어 하는구나’ 느끼셨으면 해요. 어설플지는 몰라도 일단은 역할에 빠져서 최선을 다하려고요.
지금 맡은 역할이 실제와는 ‘다르게’ 강하고 자신만만한 성격이라 새해엔 밝고 사랑스러운 역에도 욕심이 난다.
제가 장난기 많고 푼수 같은 성격이라서 밝고 명랑한 역을 해보고 싶어요. ‘몸치’이긴 한데 안젤리나 졸리처럼 액션도 해보고 싶고 영화 ‘러브 액추얼리’ 같은 로맨틱 코미디도 해보고 싶죠.
서구적이고 세련된 외모에 도통 맞지 않을 것 같은 역할만 줄줄이 읊는다. ‘이틀만 같이 지내보면 제 성격 아실 것’이라며 하하 웃는다.
가능성을 알아본 광고계로부터 ‘러브 콜’이 이어지는 등 주가가 점점 오르고 있지만 박시연의 걸음은 신중하다. 다칠 위험을 무릅쓰고 높이 뛰어오르기보다 차근차근 조금씩 뛰어오르는 연습을 하겠다는 신인다운 자세다.
일단 트램폴린에 오르기까지 힘들었던 시간을 기억하는 만큼 2006년을 맞는 박시연의 마음가짐은 남다르다. 2006년 즐겁게 트램폴린을 뛰는 박시연을 기대한다.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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