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세상을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오랜 감동으로 남을
꿈 그려주고 싶어
“우리 세대는 아침에 일어나면 TV 앞으로 달려가 만화영화를 봤지만, 요즘 아이들은 컴퓨터를 켜고 비디오게임을 합니다. 만화영화가 비디오게임으로 대체됐듯이 애니메이션 테크닉도 2D(평면)에서 3D(입체)로 넘어가고 있어요” 애니메이션 한인 군단에서 만화영화계의 사부로 통하는 송신영(48·미국명 션 송)씨는 애니메이터이자 스토리보드 작가이다. 어릴 적 추억의 만화영화 ‘홍길동’ ‘피터팬’ ‘요괴인간’ ‘황금박쥐’등에 심취했던 그에게 만화영화는 운명처럼 여겨졌다.
스토리보드 작가 송신영씨는 “애니메이터들에게 항상 꿈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스타십 트루퍼스, 헤비 기어, 맥스 스틸, 태극기 휘날리며 등 참여
“3D 애니 확산따라 스토리보드 작가 역할 갈수록 커져”
83년부터 한국에서 ‘스마프’ ‘스파이더맨’ 등의 만화영화를 제작하다가 94년 만화영화의 본고장 미국으로 건너왔다. 이후 ‘스타십 트루퍼스’(3D)와 ‘헤비 기어’(3D)의 애니메이션 디렉터 및 ‘맥스 스틸’(3D) 소니 픽처스의 ‘가질라’, 워너 브라더스 TV애니메이션 ‘배트맨’(Bat Man) 등의 스토리보드 작가로 일했고, 2000년과 2001년 ‘맥스 스틸’(Max Steel)로 애니상 개인부문 최우수 스토리보드 작가 후보에 올랐다.
“3D 애니메이션은 붓 대신 마우스를 들고 듀얼 모니터 앞에 앉아 작업을 합니다. 손으로 그리는 전통 애니메이션이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죠. 이 때문에 많은 애니메이터들이 스토리보드 작가로 전환하고 있는 실정이에요”
송신영씨가 디렉터로 제작된 3D애니메이션 ‘헤비 기어’(Heavy Gear: The Animated Series).
스토리보드 작가는 비주얼을 머리 속에 갖고 영화적 연출을 스케치로 하는 사람이다.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줄거리의 기본 장면들을 그림으로 나타내고 이 장면스케치가 일련의 촬영과정을 어림잡을 수 있도록 배열되어지는 것이다.
2003년 애니메이션 하청업체 총감독으로 한국에 갔던 그는 강제규 감독을 만나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스토리보드 작업을 했다. 4개월 동안 밤을 꼬박 새워 작업한 그의 스토리보드를 강 감독은 전폭 수용했다. 그의 장면스케치가 영화의 장면들로 바뀌었고, 아예 스토리보드가 만화책과 동화책으로 출간되기도 했다. 미국과 한국에서 스토리보드 작가로 명성을 얻은 그는 최근 장윤현 감독의 영화 ‘썸’과 ‘스튜어트 리틀 3’‘닌자 터틀’의 스토리보드 작업을 했다.
“그림은 내 소유가 아니라 공유해야 하는 거죠. 볼 때마다 ‘느낌’이 다르고 오랫동안 감동으로 남는 그림을 많은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애니메이터로, 스토리보드 작가로 치열한 삶을 살아온 그에게는 지금 또 하나의 운명으로 다가온 작업이 있다. 아이들의 방에 찾아가 만화를 그려주는 것이다. 메말라있는 세상을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만화 같은 꿈과 정서를 심어주고 싶은 게 그가 꿈꾸는 새로운 운명이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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