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조사위원회가 23일 황우석 교수 연구팀의 배아줄기세포 진위 논란에 대해 2005 사이언스 논문이 조작됐다는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황 교수가 걸어온 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황 교수는 세계 최초로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등 국내외적으 로난치병 치료의 새로운 지평을 개척한 것으로 평가받으면서 한때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으나 서울대 조사위의 중간조사 발표로 ‘조작극의 주범’으로 추락했다.
황 교수가 국내에서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은 1986년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로 부임한 이후 1999년 2월 한국 최초로 체세포 복제 젖소(송아지) `영롱이’를 탄생시켰다고 발표하면서 부터.
황 교수는 같은 해 3월 복제한우 `진이’의 탄생을 발표하면서 동물복제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 인물로 떠올랐다.
하지만 그가 세계적 과학자로 명성을 얻은 것은 2004년 2월 사람의 체세포를 난자에 이식해 만든 복제 배아(胚芽)로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다고 발표한 다음부터다. 당시 정부는 황 교수에게 과학기술인 최고훈장인 창조장을 수여했다.
그는 이후 2005년 5월 척수마비와 파킨슨씨병, 선천성 면역결핍증을 앓고 있는 환자 11명을 대상으로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다는 내용의 논문을 사이언스지에 발표했다.
당시 이 같은 연구성과는 난치병 치료의 새로운 길을 개척한 것으로 평가받으면서 세계 과학계를 흥분시켰고 우리 정부는 그의 연구성과를 실제 난치병 치료에 응용할 수 있도록 `세계줄기세포허브’를 출범시켰다.
이 같은 세계적 열광을 등에 업고 황 교수는 올해 8월 세계 최초의 복제 개 `스너피’를 탄생시켰다는 내용을 네이처지에 발표하는 기염을 토했다.
황 교수는 평소 특유의 화술로 사람들을 휘어잡곤 했다. 연구성과를 발표할 때도 특유의 비유법으로 언론과 국민의 주목을 이끌었으며 정.관계와 언론계 등에 걸쳐 폭넓은 친분을 과시했다.
하지만 2005년 5월 사이언스지에 보고했던 배아줄기세포의 실체에 `중대하자’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고 스스로 사이언스에 논문 철회를 요청함에 따라 그간의 명성이땅에 떨어지게 됐다.
이제는 서울대 조사위 중간조사 결과 황 교수의 2005년 사이언스 논문에는 사실상 환자 맞춤형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가 없었고 따라서 논문도 고의적으로 조작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국내는 물론 세계 과학계에서의 입지도 물거품이 돼 버릴처지에 내몰리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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