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범스님(미동부승가회 회장)
새로운 각성으로 새해를 맞이하니, 고개 위의 푸른 소나무가 솟는 해의 기백으로 더욱 청청하도다. 활엽수가 마르고 잎이 떨어진 것은 본체가 설한 풍에 드러났을 뿐이로다. 점차 얼음이 풀리고 봄바람에 새 가지가 다시 돋아나 쉬지 않고 흔들릴 것이며, 얼어붙은 강이 흘어 바다에
드니 자유자재를 얻게 되리라. 세 사람이 같이 사는데 한 사람은 새 해를 맞이하고, 한 사람은 새해를 맞이하지 않으며, 한 사람은 전혀 관계하지 않노라. 세 사람이 동거하는데 어째서 이러한가? 곳곳마다 서로 따르나 분별하는 능력이 다르고, 시간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으며,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는 것이라 각자 살펴보시오. 경계는 마음으로부터 변하고, 마음은 경계 따라 움직인다. 마음의 기틀이 어느 곳에서나 바퀴처럼 걸림 없이 구르게 하고, 대상이 다가오면 바로 응하며, 경계에 감응하면 그에 적절히 통하게 할지니라. 만약에 어느 한 곳에 막혀 있지 않으면, 몸과 마음이 항상 안락하시리라.
법은 모두에게 평등하지만, 중생이 그것을 스스로 차별하노라. 다만 습관이 인연을 따르고, 습관이 성품을 물들이기 때문에 선함과 악함과 지혜롭고 어리석음의 차별이 생기게 되느니, 그것은 마치 여울물을 동쪽으로 터놓으면 동쪽으로 흐르고, 서쪽으로 터놓으면 서쪽으로 흐르는 것과 같은 것이며, 또한 자벌레가 푸른 빛깔의 먹이를 먹
으면 푸르게 되고, 누른빛의 먹이를 먹으면 누렇게 되는 도리와 같도다. 널리 세간의 일을 보시라. 거스르고 순함이 다 나 때문이니 인생은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아니며, 다만 삶을 체험함이로다. 각자 자기 본심을 지키는 것이 많은 성인을 섬기는 것보다 낫도다. 타인에게 복되고 이익
되게 행함으로서 곧 자타가 평안하고 장엄 세계를 이루게 되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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