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이자 연출가 에스더 채(왼쪽)씨와 극작가 박지혜씨. <진천규 기자>
박지혜 코미디 극본
‘해피 문 데이, 홀리 우’를
보는 순간 마음이 통해
무대 올린 연출가 에스더 채
“예술도 동반자가 필요하죠”
올해 활약이 기대되는 한인 예술가들 중에서 유난히 애착이 가는 두 사람이 있다. 코미디 극본 ‘해피 문 데이, 홀리 우’(Happy Moon Day, Holly Woo)로 만난 극작가 박지혜씨와 연출가 에스더 채씨가 그들이다.
박지혜씨의 창작극 ‘해피 문 데이, 홀리 우’는 2005년 이스트웨스트 극작가협회 주최 제임스 어바인 파운데이션과 ABC 엔터테인먼트 TV그룹 후원으로 실시된 코미디 극본 공모전에서 동상을 차지한 작품. 아내의 가출로 위기에 처한 조나단 김씨의 집안에 한 홈리스 할머니(극중 ‘뉴 그랜마’)가 가족의 일원으로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해프닝을 그렸다.
웃음보가 터지면서 가족간의 훈훈한 정이 느껴지는 작품이지만, 대상 수상작이 아니었기에 연극 무대에 올려질 가능성은 적었다. 하늘이 내려준 기회였을까. 이 작품은 한인 배우 에스더 채씨가 연출을 맡아 연극 낭독의 형식으로 일미박물관 무대에 올려졌다. 채씨는 “얼굴도 모르는 작가의 작품이었는데도 극본을 읽는 순간 공감대가 느껴져 꼭 무대에 올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예일대 출신의 채씨는 뉴욕 연극계에서 왕성한 연기활동을 펼치다가 할리웃으로 진출한 배우. 뉴욕 오비상 최고작품상 후보에 오른 아방가르드 연극 ‘보자기’(Bojagi·연출 핑총)에서 변화무쌍한 한국 여인상을, 최근에는 커크 더글라스 디어터의 ‘먼 해변’(Distant Shore)에서 미나역을 열연해 호평을 받았다. 또한, NBC 드라마 ‘웨스트 윙’(The West Wing)과 ‘응급실’(ER) 출연, ABC 드라마 ‘나잇 스토커’(Night Stalker) 에피소드 주연을 맡기도 했다.
반면 앰허스트 칼리지를 졸업한 박지혜씨는 뉴욕에서 활동하는 배우이자 극작가 지망생이다. 장 콕토 레퍼터리, 케네디 센터 등지에서 연극 무대에 섰지만, 그녀의 극작 경력은 2001년 유진 오닐 센터의 내셔널 디어터 인스티튜트 무대에 오른 단막극 ‘에머랄드 시티’(The Emerald City)가 전부였다.
박씨는 “이번 공모전 ‘The Got Laughs?’에 제출한 ‘해피 문 데이, 홀리 우’는 처음으로 완성한 장막극이었다”며 “동상으로 2,000달러의 상금을 받은 것만으로도 뛸 듯이 기뻤는데, 내 손으로 쓴 첫 번째 극본을 관객에게 보이는 기회를 갖게 되어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유망한 극작가로 부상하고 연출가로 커나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혼자만 열성을 부린다고 꿈이 실현되는 것도 아니고 함께 꿈을 키워갈 동반자가 필요하다. 서로가 서로에게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힘이 되어주는 존재. 에스더 채씨와 박지혜씨가 바로 그런 사람들이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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