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위측 진짜 확신없다면 엉뚱한 세포 분양 안했을 것
미즈메디 갔다온 뒤 세포 뒤섞여…조사권 한계로 ‘바꿔치기’ 규명 못해
황우석 교수가 2004년 사이언스 논문의 줄기세포 실험이 성공했다고 착각한 상태에서 데이터 조작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서울대 조사위원회 측의 증언이 나왔다.
또 미즈메디 병원 관계자들이 2004년 논문 조작에 가담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정황을 조사위가 포착했으면서도 권한상 한계가 있어 규명치는 못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서울대 조사위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17일 그 동안 조사를 해오면서 황 교수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사항에 걸쳐 조작을 지시했다고 보기에는 의심이 가는 대목이 적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가장 의심스런 부분은 조사위가 단성(처녀)생식으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정한 이른바 ‘정체불명의 세포1’을 황 교수팀이 자가 핵이식 1번 줄기세포라며 한국세포주은행과 문신용 교수 연구실, 미즈메디 병원에 나눠 분양했다는 사실이다.
조사위는 최종보고서에서 황 교수팀이 3개 기관에 분양한 세포는 DNA 검사결과서로 일치했으나 논문에 나온 세포와는 달랐다며 이 세포를 ‘정체불명의 세포1’로 규정하고 단성생식의 산물일 가능성에 비중을 둔 바 있다.
조사위 관계자는 황 교수가 작정하고 속이려 했다면 DNA를 검사하면 금방 탄로가 날텐데 정체불명의 엉뚱한 세포를 외부기관에 분양했을 리가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즉 황 교수가 체세포 복제가 제대로 이뤄져 줄기세포가 확립됐다고 믿지 않았다면 외부로 유출하는 실수는 처음부터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그러나 황 교수가 처음에는 착각했다고 가정하더라도 ‘정체불명의 세포1’이 단성생식으로 형성됐을 가능성을 보고받았음에도 검증을 위한 후반작업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볼 때 나중에라도 조작 사실을 파악했을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조사위가 줄기세포 ‘바꿔치기’ 의혹과 관련, 미즈메디 병원에 대해 조작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했던 정황도 드러났다.
황 교수팀에서 냉동배양했던 세포를 확인한 결과 미즈메디 병원에 갔다온 뒤 돌려받은 세포가 미즈메디 수정란 줄기세포 5번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조사위가 황 교수팀에서 냉동보관 중인 줄기세포 17개에 대해 DNA를 분석한 결과, 17개 중 11개는 미즈메디 수정란 줄기세포 5번으로, 6개는 ‘정체불명 세포1’로밝혀졌다.
최종보고서는 ‘세포주 1번 보관 흐름도’를 통해 이 17개 중 일부가 미즈메디 병원으로 건너갔다 돌아온 뒤 DNA 검사를 한 결과 수정란 줄기세포 5번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미즈메디 측이 2004년 논문 제출 이후 1번 줄기세포에 대해 실시했다고 주장했던 2차례 정기검사에서도 실제 줄기세포 1번과 일치하는 진짜 난자 공여자가 아니라논문에 실렸던 ‘엉뚱한’ 공여자와 동일한 결과가 나왔던 점도 의혹이다.
미즈메디 병원측은 이 검사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장성분소의 이모 박사에게 맡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사위 관계자는 미즈메디 병원에도 의혹이 있다고 느꼈으나 조사위 권한 밖인 외부기관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조사를 할 수 없었다며 검찰 수사를 통해 바꿔치기 등의 의혹이 풀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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