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수 있는 좋은 주소
갈수록 구하기 힘들어
namezero.com 사이트등
도메인 제공 인기끌어
이제 1살 반이 된 카터 콜은 아직 완성된 문장을 쓰기는 커녕 말도 제대로 못하지만 벌써 자기 이름으로 된 e 메일 주소를 갖고 있다. 22개월된 루크 실리도 마찬가지. 루크는 e 메일은 물론 자기 이름으로 된 웹사이트까지 2개나 갖고 있다. 세상에 나오기 4개월전, 아버지가 초음파로 아들임을 확인하자마자 구입해 놓은 도메인이다.
카터와 루크의 부모처럼, 자식의 이름으로 된 웹사이트와 e 메일 주소를 서둘러 마련하는 부모들이 많아지고 있다. 아이가 세상에 나오기도 전부터 그렇게 하는 이유는 초고속으로 개발되는 도시에 좋은 주소를 미리 차지해 놓으려는 것과 같은 심리라고 할 수 있다.
펜실베니아에 사는 카터의 아버지 케빈 콜은 정보과학 석사학위 소지자로 가족 웹사이트를 만들면서 카터의 e 메일 어카운트까지 일찌감치 만들어 뒀다. 아예 카터의 도메인을 구입할까도 생각해 봤지만 아이가 커서 컴퓨터를 사용하고 인터넷이 뭔지 이해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반면 밴쿠버에 사는 루크의 아버지 고든 실리(34)는 “아이가 틴에이저가 돼 인터넷을 한참 사용하게 될 때쯤 도메인이 남아있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온라인에 부동산을 사는 기분으로 도메인을 구입했다”고 말한다.
글도 읽을 줄 모르는 어린아이들중 자기 이름으로 된 e 메일 구좌와 웹사이트를 가진 아이가 몇명이나 되는지는 정확히 알 길이 없으나 도메인 네임과 e 메일 구좌를 파는 회사들은 그렇게 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흔하다고 말한다. 지난 2~3년간 사진으로 도배가 된 가족 웹사이트나 아기의 성장과정을 기록하는 블로그가 폭발적으로 늘어난데 이어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미국에서 가장 큰 도메인 제공사중 하나인 namezero.com은 부모, 신혼부부, 대학생및 은퇴자를 대상으로 집중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 결혼, 졸업,은퇴같은 인생의 중요한 일을 온라인에 기록하고 싶어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인데 e 메일 주소, 도메인 네임과 아기 웹사이트 만들기를 출산을 기다리는 부부를 위한 선물상품으로 개발할 것도 고려하고 있다.
요즘 도메인 네임을 유지하는데는 연간 15달러, 그 도메인에 e 메일 구좌가 하나면 10달러고 e 메일 주소가 추가되면 비용도 추가되는 것이 보통이라 큰 경제적 부담은 아니지만 아이 이름으로 된 웹사이트나 e 메일 주소를 원하는 사람들사이의 경쟁은 대단히 치열하다. 그만큼 빠른 속도로 팔려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www.namezero.com에 들어가서 어떤 이름으로 된 웹사이트가 아직 안팔렸나 체크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스미스나 브라운 같은 흔한 이름에는 .com, .net, .org. 같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익스텐션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 이 세가지 익스텐션 이외에 .es(스페인), .uk(영국), .ca(캐나다)등 국가를 표시하는 익스텐션까지 포함할 때 46개의 웹사이트가 가능한 스미스의 경우, 현재 남아있는 단 하나의 도메인이 smith.org.cn이지만 .cn은 중국 국민만 사용할 수 있다. 브라운의 경우는 조금 여유가 있어 라오스를 가리키는 browne.la를 포함한 몇가지중 선택이 가능하다. 미국 시민에게도 개방된 이 .la 익스텐션은 로스앤젤레스와 루이지애나 거주자들 사이에서도 인기다.
어쨌거나 인터넷 시대를 맞이하여 과거 아기의 배냇머리를 잘라 붙여두고, 맨처음 한 말이 무엇인지 기록해 두던 육아일기는 온라인 베이비 저널과 블록으로 재빨리 대치되고 있다. 웹사이트에 올려 놓은 디지털 사진을 통해 출생하는 모습부터 온 세상 사람들이 볼 수 있고 부모에게 온 축하 e 메일 메시지들 역시 그 사이트에 저장되므로 결국 아기의 웹사이트나 e 메일 편지함은 사실상의 타임 캡슐이 되는 셈이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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