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기회에 유명인과 마주치는 것은 참으로 가슴 떨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TV나 잡지 또는 신문을 통해 낯이 익은 사람을 실제로 만나게 되었을 때, 경우에 따라서는 실망도 하게 되지만 대부분의 경우 나는 그들의 인품에 감탄하곤 한다.
유명인이 꼭 연예인들만은 아니다. 워싱턴은 정치도시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정치인들을 만나는 것은 어쩌면 LA나 뉴욕에서 연예인을 만나는 것처럼 쉬운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20여년 전에 지금은 고인이 된 디어 애비의 칼럼니스트인 앤 랜더스를 시카고 공항에서 보게 됐다. 얼른 당신의 칼럼을 애독한다고 말하고 사인을 부탁했는데, 다급한 김에 가지고 있던 여권을 내밀어 사인을 받았다. 고귀하게 느껴지던 그녀의 자태가 아직도 기억난다.
내가 처음 만난 정치인은 댄 퀘일 전 부통령이다. 친구 시아버님의 초대로 그 분의 생일축하연에 갔을 때였다.
우리 부부는 행사가 끝난 후 무대 뒤로 부통령 부부를 뵈러 갔었고, 댄 퀘일은 TV 화면에서와 다름없이 훤칠한 미남이었다. 그 부인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기품이 있어 놀랐다. 퀘일 부통령 부부와 사진도 찍게 되었는데, 내가 미국시민으로 처음 만난 정치인이었다.
요 근래에는 직업상 가끔씩 연방상원의 청문회를 참석하여 정치인들과 마주치곤 한다. 애리조나 출신 상원의원인 존 맥케인, 노스캐롤라이나의 엘리자베스 돌과 우연히 복도에서 마주친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 등이다. 남편과 나는 존 맥케인을 좋아하기 때문에 얼른 그분에게 다가가 악수도 청하고 뵙게 되어 영광이라고 능청도 떨었다.
3년 전에는 한 행사에서 빌 클린턴 대통령과 하워드 딘을 함께 본 적이 있다. 남편이 하워드 딘이 주지사를 역임한 버몬트주 소재 대학을 나왔기에 다가가 악수를 하고 몇 마디를 나눴다. 허나 클린턴 대통령은 겹겹이 에워싼 경호원들 때문에 얼굴을 본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드디어 내게도 부시 대통령과 악수를 하는 기회가 왔는데, 약 1년 전의 일이다. 어느 당 소속인가에 상관없이 대통령과의 만남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대단한 운이라고 생각한다.
행사에 참석했던 한인 노인 몇분들과 그런 운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기분 좋았다.
최향남
워싱턴 여류수필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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