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베스트] 말괄량이 여고생 이영아·윤은혜 능청스러운 연기…
경쟁작 위협 1등 공신
MBC 드라마가 여고생들의 교복 치맛바람에 겨우 웃음을 되찾고 있다.
수목미니시리즈 ‘궁’(극본 인은아ㆍ연출 황인뢰)의 황태자비 고교생 신채경 역의 윤은혜와 일일드라마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극본 정현정ㆍ연출 이태곤, 김대진)의 말썽쟁이 여고생 서은민 역의 이영아가 치맛바람의 주인공들이다.
이들이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두 드라마는 조금씩이지만 차곡차곡 인지도를 쌓으며 MBC 드라마에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반적인 드라마 시청률 부진 속에서 두 스타 문정혁(에릭), 엄태웅이 주연을 맡아 ‘드라마 왕국’ 부활의 선봉에 설 것으로 기대를 보았던 월화미니시리즈 ‘늑대’가 주인공들의 촬영 중 부상으로 방송이 중단돼 MBC를 또 다시 시름에 빠지게 만든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윤은혜의 활약이 발군이다. 전 베이비복스 멤버로 가수 출신인 윤은혜는 ‘궁’을 통해 연기자로서 안방극장 신고식을 치르는 만큼 방송 시작 전만 해도 연기력에 대해 주위의 우려를 샀던 것이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궁’이 많은 팬을 확보한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한 만큼 윤은혜는 캐스팅 단계부터 채경 역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질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윤은혜는 지난달 11일 ‘궁’ 방송 첫회부터 이 같은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오히려 교복 치마 속에 체육복 바지를 입고 다니는 말괄량이에 덜렁대고 변덕스러운 채경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하고 있다는 찬사를 이끌어 냈다.
덕분에 ‘궁’은 초반부터 TNS미디어코리아 전국기준(이하) 15%를 넘나드는 시청률로 KBS 2TV ‘황금사과’를 제치고 동시간대 드라마 시청률 2위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지난달 25일에는 동시간대 1위 SBS ‘마이 걸’이 국제축구 한국 대 핀란드전 중계로 인해 40여분 앞당겨 방송된 틈을 타 19.7%까지 뛰어올랐다. 다음날 16.5%로 하락했지만 2일 ‘마이 걸’ 종영 후 시청률 1위에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을 입증한 셈이다.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를 이끄는 이영아의 활약도 만만치 않다. 이영아 역시 신인이지만 자신의 과외교사인 대학생 김태경(홍경민)을 좋아하는 마음에 갖가지 사고를 치고 다니는 역할을 귀엽고 능청스럽게 소화해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끌고 있다.
경쟁작인 KBS 1TV ‘별난 여자 별난 남자’가 30%를 웃도는 시청률로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지만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는 그 기세를 뚫고 최근 들어 두자릿수 시청률로 뛰어올랐다. 설날을 맞아 귀경행렬이 시작된 지난달 27일에는 9.5%로 떨어졌지만 이날은 ‘별난 여자 별난 남자’ 역시 시청률이 하락해 낙심할 정도는 아니다.
어찌 보면 ‘궁’이나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 모두 성장드라마적인 면이 있다. 청소년들이 학교생활, 친구관계 등을 통해 어른으로 성숙해 가는 과정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두 드라마의 시청률은 윤은혜와 이영아의 연기력이 무르익으면서 더욱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한다.
김은구 기자 kingkong@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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