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은숙사모(낙원장로교회)
청년 몇 명이 내가 즐겨 마시는 카페치노 커피를 들고 사무실로 찾아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
다가 “사모님을 만나면 편안한데 후천적으로 갈고 닦은 경험에서 오는 너그러움인가요? 아님
원래 성품이 넉넉하시고 명랑하세요? 부러워요.” “정말, 그렇게 보였다면 첫째는 하나님이 내
아버지잖아 그래서 든든해서 그럴거구, 둘째는 나는 나답게 살아야 편하고 기쁘고 즐겁지. 원래
성격이 긍정적이고, 사랑하고 사랑 받는 일에 참 익숙한 사람이야. 그런데 갑자기 왜 묻니?”
“사실은요, 전 사람과의 관계가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사람의 흔들리는 마음을 이해 못하겠
어요. 믿을 사람이 없어요.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 하나 얻는 것도 쉽지 않구요.”
커피를 마시면서 젊은이들의 신앙이야기, 그들의 사랑과 인생이야기를 듣다가 갑자기 생떽쥐베
리의 ‘어린왕자’중에서 인상 깊었던 한 대목이 기억이 났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이 뭔지 아니?” “흠, 글쎄요. 돈 버는 일? 밥 먹는 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
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다. 각각의 얼굴만큼 다양한 각양각색의 마음을, 순간에도 수만
가지의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 바람 같은 마음이 머물게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거란다.”
정말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 그렇게 어려운 것인가 봅니다. 사랑을 시작하는 것 보다
그 사랑을 유지하고 가꾸는 일은 더 힘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슬퍼질 때가 있습니다. 상대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는 것, 다른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
나 거기서부터 남에 대한 배려와 사랑은 시작됩니다.
“난 왜 모양일까?” “저 사람이 어떤 의도로 저런 말을 할까?” “받은 만큼 반드시 갚아 주
겠어!” 인생을 살아가면서 자신 혹은 상대로 인해 쫀쫀(?)해지는 경험을 해 보았을 겁니다. 너
무나 사소한 일에 목숨 걸듯 혼자 흥분하여 일방적으로 떠돌다가 황당한 이유로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리는 사람들도 있구요. 시간이 지나 생각해보면 아무렇지 않았던 상황들이 당시에는 왜
그렇게 참지 못할 만큼 화가 나고 목숨을 걸게 만드는지 의아스럽기까지 하는데. 사소한 일에
인내와 평정심을 발휘하지 못하고 와르르 무너지면 결국 자기 손해입니다. 사소한 일에 목숨
걸지 않는 연습, 지금 이 순간부터 시작해 봅시다.
사실 저는 제가 참 실수가 많고 부족한 것이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압니다. 그래서 저는 똑
똑한 사람이 되어서 예리하고 정확하고 똑 부러지게 다른 사람의 잘못이나 흠이나 실수를 지적
하는 정의의 사도는 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냥, 맘에 안 들어도 겉으로 표내지 않고 “무슨
사연이 있겠지” 하면서 가능하면 눈감아 주고 이해해 줌으로 상대도 편안하고 나도 행복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마음과 생각을 잘 관리하려고 노력합니다.
영혼의 마음은 근육과 비슷해서 쓰면 쓸수록 더 커지고 강해지는 것 같습니다. 마음을 더 크고
튼튼하게 가질 수 있는 비결 중 하나는 상대를 이해하는데 마음을 쓰는 것입니다. 몸을 이끌어
가는 마음이 욕심을 부리면 영혼의 마음으로 가는 문은 절대 열리지 않습니다. 마음을 비워 욕
심을 부리지 않아야 비로소 상대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각각의 얼굴만큼 다양한 각양각색의 마음 하나 얻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라는데 추
운 겨울날 사람들이 꽁꽁 얼어붙은 손을 부여잡은 따스함에서, 충실하게 하루를 보낸 후 몸을
뉘우는 잠자리에서도, 나는 은은한 행복을 발견합니다. 결국 행복은 소리 내어 뽐내지 않을 뿐
늘 우리 곁에 숨어 있었던 겁니다. 행복은 결코 먼 곳에 있지 않습니다. 아주 가까운 곳에 있습
니다. 너무 가까워서 모르고 지낼 뿐입니다. 사람 때문에 힘들다고? 꼬여서 풀리지 않은 사랑
때문에 괴롭다고? 불투명한 앞날 때문에 갈등한다구? 왜 이렇게 하나님 앞에 가까이 나와 엎드
리는 것이 힘드냐구? 마음을 하나님께 드리세요. 생각을 지키세요. 마음과 생각 속에 생명력이
있답니다. 세상만사 마음먹기 나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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