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왜곡하면 떠오르는 나라는’-. 한국인들에게 그 답은 일본일 것이다. 잊을 겨를이 없다. 연중행사라고 할 정도로 제기되는 문제가 일본의 교과서 왜곡사태이기 때문이다.
중국인들도 비슷한 입장 아닐까 싶다. 남경대학살 등 일본 제국주의의 만행이 일본의 새 역사 교과서에서 곧잘 빠지기 때문이다. 하여튼 이 점에서는 한국과 중국이 한 배를 탔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면 중국의 역사 교과서는 어떤가. 적지 않은 왜곡이 눈에 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 예를 들어보자. 모택동의 ‘대약진운동’은 수백만의 아사자를 가져왔다. 이 사실이 중국의 교과서에는 빠져 있다. ‘천안문사태’ 역시 중국 교과서는 언급을 않는다.
그 뿐이 아니다. 고대사 부문도 그렇다. 중국의 교과서에는 한국사 부분이 많이 삭제되거나 왜곡돼 있다. 동북공정이라고 했나. 고구려사는 한국 역사가 아닌 중국의 변방사란 주장이 그 대표적 사례다.
역사책은 승자가 쓴 책이다. 때문에 객관적 사실의 기술보다 승자의 입장에서 해석하기 십상이다. 한국과 일본, 일본과 중국, 또 한국과 중국이 역사 교과서 왜곡문제로 갈등을 빚는 것도 어찌 보면 이런 측면이 강하다.
역사 교과서 논쟁이 미국에서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한 예를 들어보자. ‘자유, 여권신장 등 현대를 규정짓는 특징적인 것들의 상당부문은 이슬람이 그 근원지다’-. 캘리포니아 주 교육당국이 새로 채택한 역사 교과서들 중 일부에 이런 내용이 실려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일부 보수세력이 들고 일어섰다. 모더니즘이 이슬람에서 비롯됐다니 도대체가 말도 안 되는 내용이라는 지적과 함께.
‘힌두교는 다신론이 아니다. 사실에 있어서는 일신교다’-. 인도 역사와 관련해 새 역사 교과서에 기술돼 있는 내용이다. 이 역시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부문이다.
왜 이런 식으로 역사 교과서가 쓰여질까. 일종의 다문화주의의 소산이다. 설명하면 이렇다. 6년마다 캘리포니아주는 교과서를 재검토해 채택한다. 올해가 그 6년의 해다. 그 재검토 기준의 하나는 특정 종교나, 민족을 비하하는 내용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
이 기준이다. 바로 이 기준을 근거로 각 나라 정부와, 종교집단들은 강력한 로비를 벌이고 또 때로는 항의를 제기한다. 결국 타협이 이루어진다. 어떤 결과가 나올까 그러면. 기술이 애매모호하고 역사 사실과는 거리가 먼 내용이 실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것이 미국판 교과서 왜곡의 문제점이다. 말하자면 종교적 주장이 너무 강하게 반영된다는 점이다. 그건 그렇고, 미국 교과서에 한국 관련 내용에는 오류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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