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이민자를 주축으로 한 1,000여명의 이민자들이 대규모 평화 시위를 벌이면서 미 연방 상원 법사위원회에 계류 중인 이민 개혁 법 ‘The Senbrenner-King bill H. R. 4437’을 악법이라고 규탄한데 대해 알렌 스펙터 상원 법사위원장(공화 펜 주)은 타협안을 만들어 오는 3월말까지 상원 전체 회의에 회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필라 다운타운에 있는 미 국립 헌법 센터 앞에서 벌어진 불법 체류자들의 ‘작업 거부의 날’(The Day of work stoppage) 시위에서 참가자들은 밑바닥 일을 하면서 불안에 떠는 이민자의 살 권리를 보장하라고 요구하면서 이민 개혁법이 연방 상원에서 저지될 수 있도록 알렌 스펙터 상원 법사 위원장에게 편지 및 전화하기 등 행동 지침을 정했다.
이에 대해 알렌 스펙터 상원의원은 이날 성명서를 발표하고 “우리는 이민자들이 제공하는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면서 “그러나 우리의 국경이 테러리스트들에게 침투되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스펙터 의원은 “(내가 위원장으로 있는) 연방 상원 법사 위원회에서 연방 하원에서 올라온 이민 개혁법(The Senbrenner-King bill H. R. 4437)에 대한 타협안을 마련해 오는 3월 말까지 상원 전체 회의에서 토론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방 하원에서 제임스 센젠브레너 의원(공화 위스컨신 주)과 피터 킹 의원(공화 뉴욕 주)이 공동 발의한 이민 개혁법은 불법 체류 자를 고용하는 사업주에 대한 벌금을 수만 달러까지 부과하고, 취업하기 전 신분 조회를 강제로 실시하도록 했으며, 지역 경찰에게 의심스러운 불법 체류 자를 체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불법 입국을 막기 위한 벽을 세우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작업 거부의 날 시위에는 멕시코 불법 노동자 등 남미 이민자가 주축을 이룬 가운데 한국,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지의 아시안 계도 참가했다. 이들은 스페인 어로 ‘Si Se Puede’(예스 우리는 할 수 있다)라고 쓰인 흰 색 T 셔츠와 ‘We are all Immigrant’ 등 각종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추방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불법 이민자들에게 활로를 열어 줄 것을 요구했다. 한국 계 2세인 이재원 SEAMAAC 지역 봉사실장은 “저들의 아픔은 우리도 겪었던 것”이라면서 “이민자들이 편하게 살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도소 수감자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단체에서 일하는 앨리슨 박 양은 오수경 필라 소리몰이 단장과 함께 시위에 참여해 “이민자들의 살 권리를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민 관계자들은 필라 지역에는 6만-7만여 명의 불법 체류자들이 있으며 주로 자전거를 타고 필라 다운타운의 식당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홍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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