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시위 김혜수·황정민 등 말 아끼는 모습 아쉬워
영화배우 김혜수가 16일 오후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한 1인 시위의 12번째 주자로 나섰다.
김혜수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의 박광현 감독과 일정 거리를 두고 1인 시위를 진행했다.
교보빌딩 주변은 김혜수를 보러나온 500여명의 시민들과 취재진으로 장사진을 이뤘고, 시민들은 한 발짝이라도 가까이서 그를 보기 위해 발을 동동 굴렀다. 아기를 안은 엄마, 중·고등학생들, 중년 회사원 등 다양한 부류의 시민들이 김혜수의 모습을 자신의 폰카메라에 담기 위해 팔을 내뻗었다.
김혜수는 ‘스크린쿼터는 상징입니다, 상징이 사라지면 실체도 사라집니다’ 피켓을 들고 시위에 임했고 시위에 참여하게 된 동기에 대해 영화촬영 중에 안성기 선배의 1인 시위 소식을 접했다. 눈물이 핑 돌더라. 그 후 안성기 선배께 전화를 드리고 시위에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또 영화인이기에 앞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스크린쿼터에 대한 의지를 전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와중에 정부의 스크린 쿼터 축소 방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들어오자 김혜수는 저의 싸이 홈페이지에 자세한 글을 올렸다. 참고하시라며 짧은 대답을 던졌다.
영화계의 ‘밥그릇 싸움’이라는 논리에 대한 질문에도 이미 그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한 논의가 있었던 걸로 안다. 저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여배우의 생명인 신비감의 저하를 무릅쓰고 과감히 ‘1인 시위’에 동참한 김혜수의 용기는 높이 산다. 그리고 그의 말대로 싸이 홈페이지는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에 대한 그의 의견글들과 네티즌들의 토론으로 매워져 있었다.
하지만 ‘1인 시위’의 장은 시민들과 만나 대화와 토론을 나누는 장 아닌가. 능숙한 토크쇼 진행경력을 가진 달변가인 그가 스크린 쿼터 축소와 관련되어 논란이 된 부분들에 대해 말을 아끼는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하루전날 시위에 나선 황정민도 열심히 하면 진심이 통할 것입니다라며 침묵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스태프가 밥상을 차려 놓으면 저는 그저 맛있게 먹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요라는 수상소감으로 온 국민을 가슴 뭉클하게 했던 그에게 또 한번의 가슴 뭉클한 ‘시위의 변’을 바랐던 건 기자의 욕심이었을까.
영화인들의 ‘1인 시위’가 이어지면서 국민들의 ‘스크린 쿼터 축소’에 대한 여론이 찬성에서 반대로 돌아서고 있다는 보도가 줄을 잇는다. 지방 촬영장에서 밤을 새우고 또 추운날 대중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인들은 그래도 행복하다. 국민들의 온 관심이 그들에게 쏠려 있으니.
그들의 시위가 한창이던 교보빌딩 옆 미대사관 앞에서는 오리온 전기 노동자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채 조용히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한국아이닷컴 모신정 기자 msj@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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