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타임 영화배우, 파트타임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클라리사 박.
‘게이샤의 추억’ 무용수로 영화계 첫발 클라리사 박
부모님 기대대로 변호사 되었지만
용솟음치는 배우의 피 억누를 수 없어
“전도연·최민식과도 연기해보고 싶어요”
‘본업은 영화배우, 변호사는 부업?’ 영화 ‘게이샤의 추억’의 파티 무용수로 할리웃 영화계에 입문한 한인 1.5세 클라리사 박은 현직 변호사이다.
그녀는 자신의 꿈과 부모의 기대, 그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많은 이민 2세대에게 좋은 롤모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입양 전문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그녀는 할리웃 대작에 조연으로 캐스팅됐다는 통보가 변호사시험 합격보다 훨씬 기뻤고, 그녀의 오랜 꿈대로 영화에 출연했다.
‘할리웃에 우뚝 설 ‘배우’ 딸이 있습니다. 저희 부부는 연예인이 되는 것을 원치 않아 공부를 계속시켜 현재는 ‘변호사’입니다. 부모의 소망을 이루어준 후, 영화예술학교를 다니며 영화‘게이샤의 추억’오디션에 합격해 영화에도 나왔고, 에이전트도 생기고 SAG에도 가입했습니다...’
박 변호사의 어머니는 이같은 편지를 우리 신문사에 보내 왔다. 그날이 언제인지는 몰라도 딸의 열정과 열심을 보며 분명히 그날이 오리라 믿는다는 어머니. 그 어머니의 믿음대로 딸은 영화에의 열정을 활활 불태우고 있다.
변호사가 될까, 영화배우가 될까. 부모 입장이라면 갈등의 여지없이 변호사일 것이다. 그녀도 그랬다. 자녀교육 때문에 이민 온 부모에게 보답하고자 UC리버사이드 졸업 후 사우스웨스턴 법대에 진학했다. 죽어라 공부했고, 법대생 신분으로 변호사를 상대해 재판에 승소한 적도 있다. 캘리포니아주 변호사 시험도 한번에 합격했다. 이후 유명 로펌에서 민사소송 변호를 했다.
“연기에 대한 열정은 억누를수록 더 커졌어요.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액팅 스쿨 ‘스텔라 애들러 컨저버토리’에 등록했죠. 하지만, 변호사라는 직업은 배우의 꿈에 방해꾼이었습니다. 엔터테인먼트 변호사가 되어 대리 만족에 그치고 싶다는 갈등에 시달려야 했거든요”
포기의 순간마다 그녀를 붙들어 준 사람이 있었다. 사라 미셸 갈라 등 할리웃 스타를 길러낸 배우 조련사 대니엘 헤닝이었다. “훌륭한 배우가 될 소질이 있으니, 네가 그토록 사랑하는 예술을 포기하지 말아라”는 한 마디가 그녀의 열정을 활활 타오르게 했다.
연극과 뮤지컬 무대를 기웃거릴 무렵, 영화 ‘게이샤의 추억’에 출연할 무용수 8명을 뽑는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킥복싱, 무술, 서핑, 테니스 등 스포츠만능에 무용을 좋아했던 그녀는 그 길로 일본 무용을 배우기 시작했다.
오디션 당일. 8명을 선발하는데 아시안 배우 지망생 800여명이 모여들었다. 장장 8시간 동안 1차, 2차, 3차에 걸쳐 오디션은 계속됐고, 그녀는 최종 오디션에서 탈락했다. 그리고 다음날, 영화제작사로부터 다시 연락이 왔다. 독무를 추는 무용수 역할을 해보겠냐는 제의였다. 최종편집에서 잘려나갔지만 켄 와타나베와 나누는 대사도 있는 역할이었다. SAG(미 배우조합)도 영화제작사가 나서서 가입시켰다.
할리웃에선 샌드라 오처럼 빛나는 배우이고 싶고, 한국에도 진출해 안성기, 최민식, 전도연과 같이 연기해보고 싶다는 욕심 많은 배우, 클라리사 박의 앞날이 주목된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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