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준호목사(헌츠빌침례교회)
“이민 온 연도가 같은 사람들은 서로 대화가 잘 된다”라고 말한다. 이것은 “미국화가 비슷하게 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민 올 때 그 한국적인 사고와 문화에 고정되어 살고 있다”는 뜻을 포함하기도 한다. 이민 생활이란, 이 반대되는 두 가지의 상황을
몸과 마음에 품고 살아간다.
이러한 현실 가운데서 풍성한 이민생활을 위하여서는 빨리 미국화가 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나의 정체성, 한국인이라는 것, 그리고 하나님의 자녀로의 고유하고 존귀한 나 됨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둘의 조화를 잘 이루며 사는 이민 생활은 나와 관
계하는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고 나 자신의 삶을 풍성하게 만든다.
따라서 이민 생활을 하면서 나의 정체성은 그대로 유지하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는 존재일 때는 아픔이 생긴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나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그저 이민 문화에만 젖어 가는 것 또한 아픔을 만든다. 그리고 이 아픔은 나와 관계하는 이들과의 관계 가운데서 불협화음을 만들어낸다.
대부분의 이민자들의 가정에서 부모들은 한국을 떠날 때의 한국정서에 머물러 있고 자녀들은 빠르게 발전하는 미국 문화에 익숙하다. 그러므로 이에서 오는 충돌이 적지 않게 부작용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부모들은 자녀들의 성공적인 삶을 위하여 최선을 다해 양육하려한다. 그러나
자녀들이 자신들의 사랑의 말을 잘 따라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괴로워한다. 그러나 자녀들은 자신들의 문화의 세계와 교육현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들이 오히려 자신들의 진로를 방해하고 반항심을 일으키게 한다고 생각한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현대 미국사회의 교육 현실과 자녀들의 환경과 그들의 고민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들은 “자신들은 아주 어려운 환경에서 학교를 다녔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너희들은 이렇게 좋은 환경 가운데 왜 잘 하지 못하느냐”는 식으로 추궁을 한다. 그러나 자녀들은
자신들이 겪는 이중 문화에서 오는 아픔들과 교육환경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들의 이상한 이야기를 통하여 점점 거리감만을 느낀다.
사람은 무엇을 보고 느끼고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사고의 능력이 달라진다. 따라서 우리의 삶을 통하여 사고의 능력이 커지기도 하지만 때로는 멈추기도 하고 때로는 후퇴하기도 한다.
행복한 이민생활을 위하여 영혼의 자유함 가운데 무한하게 펼쳐진 진리의 세계에 눈떠야 한다.
그리고 이 진리 안에서 전반적인 삶의 환경, 음악과 영화와 스포츠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의 모든 면에서 관심을 가지며 세상이 어떻게 변해 가는가를 알려고 노력하여야 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을 서로 만나고 듣고 배우기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만 한다. 그리고 이 가운데서 우리들과 자녀들과 이웃들이 함께 나갈 방향을 찾는 수고가 있어야 더욱 풍성한 이민 생활을 할 수 있다.
신앙은 한 곳에 고정되거나 머무르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자녀도 존귀한 정체성과 현실 세계에서의 나의 정체성을 바로 정립하여야 한다. 그리고 그 가운데 다양한 환경을 이해하고 넓은 세계에 눈뜨고 앞으로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하여 더욱 열린 마음을 가지고 배우고 진솔하게
많은 사람들과 대화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더 깊고 넓은 아름다운 세계를 품고 사는 것이 바른 신앙생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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