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왕의 남자’가 한국 영화 흥행사를 다시 쓴다.
영화 ‘왕의 남자’(감독 이준익, 제작 이글픽쳐스ㆍ씨네월드)가 2일까지 전국 누계 관객 1천161만6천67명을 기록해 5일께 2004년 ‘태극기를 휘날리며’(전국 1천174만명)가 갖고 있던 기록을 2년여 만에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배급사인 시네마서비스는 3일 오전 2일 서울 관객 6천184명, 전국 관객 1만9천388명이 추가돼 총 1천161만67명이 관람했다. 아직 219개 스크린이 남아 있어 5일 오후에는 작년 12월29일 개봉 후 67일 만에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왕의 남자’의 이 같은 기록 경신은 1천만 관객을 넘어섰던 2월11일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종영 시기가 다가오며 기록 달성에 급급해 인위적 관객 동원 마케팅 소문이 나돌기도 했던 여느 영화와 달리 1천만이 넘은 시점에서도 예매율 1위를 유지했다. 현재도 ‘음란서생’에 이어 각종 영화 사이트에서 예매율 2~3위를 기록하고 있다.

’왕의 남자’는 흥행면에서 취약한 사극 장르, 스타 없는 출연진, 순제작비 43억원이라는 작은 규모의 영화였음에도 이 같은 성과를 이뤄내 영화계에서 의미 있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차례 이상 관람한 관객이 많아 ‘왕남폐인’ 신드롬을 만들어냈고, 정치인들도 이 영화를 관람하며 대중과 접근하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제작사 측은 1천만 관객 돌파 때와 마찬가지로 흥행 신기록을 수립했다고 해서 별도의 이벤트를 열지는 않는다. 3일 대한극장과 서울극장에서 이준익 감독과 정진영, 감우성, 이준기, 강성연 등 주요 배우들의 무대인사로 감사의 뜻을 전하는 것으로 갈음한다.

(서울=연합뉴스) 김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