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을 한지 어느덧 1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지난 1년간 미국에서 직장 업무와 일상생활을 하면서 여러 부분의 차이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러한 차이점은 정치, 사회 전반에 걸쳐져 있는 구조상, 시스템의 차이로 인해 발생된 것으로 나에게는 새로운 경험이 아닐 수 없다.
미국생활에 적응하는데 있어 가장 어려웠던 점은 집안 식구가 몸이 아파서 갑자기 병원을 찾아야 할 때가 아니었던가 싶다. 평소에 건강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지만 예기치 못한 상황은 언제고 닥치게 마련이다.
얼마전 병원을 찾을 일이 생겼는데 어디로 갈지를 몰라서 전화 번호부를 찾고 지인들에게 물어보며 애를 썼다. 미국에서 병원을 찾으면서 가장 혼란스러운 일은 본인이 진단 받아야 할 곳을 미리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리나 발이 아픈 경우 정형외과에 가야 할지, 발목 전문의에게 가야 할지, 통증 전문의에게 가야 할지를 본인이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한국보다 훨씬 전문화되어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놓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병원을 방문했을 때는 기대한 것과 다소 차이가 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한인병원들은 아직까지 오래된 장비와 시설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생각보다는 많고 보험이 있고 없고를 분명히 따진다. 또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기대하지만 이것도 환자마다 차이가 있어 그리 단순하고 쉬운 문제로 여겨지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IT산업의 발달과 함께 여러 산업에 대한 파급효과가 지대하다. 특히 의료 서비스의 경우 본인이나 가족이 병원을 찾게 될 때 대부분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며 몸이 아픈 곳이나 만성 질환에 대해서는 인터넷을 통하여 50% 이상의 전문적 지식을 이미 습득해서 병원을 가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는 추세다. 만약 어린아이가 소아과를 방문할 경우, 소아과를 예약하고 가는 것이 아니라 집안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소아과 의사들이 인터넷으로 진료시간 외의 시간을 할애하여 젊은 엄마의 고충을 실시간으로 무료로 해결해 주고 있다.
시설과 장비 또한 초현대식이다. 국내외의 최신 장비를 갖추는 것은 물론 각종 편의시설을 개인병원에서도 제공하는 곳이 많다. 환자 역시 소비자이고 환자의 병을 낫게 하는 것 또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임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미국사회의 한인병원이나 미국 병원들이 기술면에서 뒤쳐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소비자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아직도 개선해야 할 것를 많이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병원에서 의사의 부인이 간호 업무를 돕는 것도 미국에 와서 처음 경험한 일이다. 과거 70, 80년대에 한국에서 있었던 일이 선진화되고 전문화된 미국의 한인사회에서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부분이다. 의료 전문화라는 부분에서는 보험의 커버리지 및 본인 분담액의 할당 등 이미 구조화되고 시스템화 된 점은 한국의 의료 시스템이 배워야 할 부분이다.
이상이 있기전에 미리 미리 점검하며 건강을 살피는 것이 환자의 의무라고 한다면 의료 서비스 개선 및 의학 전문화를 추구하기 위한 노력은 의료계가 담당할 부분이다. 계속적인 학술 연구와 연구에 따른 지식과 정보의 공개, 그리고 임상실험을 통한 적절한 치료법 개선 및 철저한 환자의 사후처리가 전문성을 높이는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전문성은 차별화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환자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병을 고치는 일이야말로 의료계가 사회에 가장 큰 기여를 하는 것이다. 의료계가 더욱 전문화되고 차별화 되기 위해서는 좀더 환자 입장에서 보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복준영
힐리오 마케팅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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