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주제-캐릭터 부자연스런 조화 고민
KBS 2TV 미니시리즈 ‘봄의 왈츠’(극본 김지연 황다은ㆍ연출 윤석호)가 미남 스타 다니엘 헤니를 둘러싼 딜레마에 빠져 있다. 다니엘 헤니의 매력을 작품 주제의 근본 취지에 벗어나지 않고 녹여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봄의 왈츠’는 유년 시절의 순수한 사랑을 간직한 세 남녀가 성인이 돼 순수한 사랑을 되찾는다는, 계절 시리즈의 주제를 이어가는 작품. 그런데 다니엘 헤니의 배역은 다른 주인공들과 유년 시절을 함께 할 수 없는 핸디캡이 있어 주제와 조화를 이루기가 결코 만만치 않다.
주인공 서도영(재하)의 친구이자 매니저 필립으로 등장하는 다니엘 헤니는 전개상 서도영과 한효주(은영), 이소연(이나)의 유년 시절 기억의 주변인이 될 수밖에 없다. 좀더 깊이 개입하면 이들과 삼각관계를 이루며 사랑 훼방꾼이 돼야 한다. 악역을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그러나 다니엘 헤니는 매력이나 인기 등에서 ‘봄의 왈츠’의 변두리에 머물러서는 안 되는 인물이다. 작품의 대중적 인기를 위해서는 오히려 중심부에서 작품을 주도해야 한다. 물론 악역이어서도 곤란하다.
‘봄의 왈츠’가 한류 석권을 노리는 점을 감안하면 다니엘 헤니가 작품에 미칠 영향은 더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 제작진에겐 작품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다니엘 헤니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숙제이자 고민인 상황이다.
다니엘 헤니가 연기하는 필립은 당초 기획상엔 없던 인물이었다. 그러나 윤석호 PD가 다니엘 헤니를 만난 뒤 필립이라는 인물을 추가했다.
윤 PD는 눈썹이나 입술 움직임 등 다니엘 헤니의 표정이 주는 매력과 자연스러운 태도에서 한국인 연기자에게서 발견할 수 없는 신선한 매력을 느꼈고 화면에 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다.
윤 PD는 “다니엘 헤니가 뇌리에 남고 눈에 밟혀서 일이 진행되지 않았다”고까지 했다. 결국 기획을 대폭 수정해 다니엘 헤니를 합류시키기에 이르렀다.
다니엘 헤니는 ‘봄의 왈츠’ 초반부에서 순정만화 속 왕자님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유년 시절 기억 속에서 번민하는 서도영 한효주 이소연 사이에서 밝고 자상한 모습으로 이들을 다독거린다.
윤석호 PD 특유의 환상적인 이미지와 가장 부합하는 캐릭터다. 억척 또순이 한효주를 따뜻하게 보살피기도 한다.
윤 PD는 “‘키다리 아저씨’ 같은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반 이후 다니엘 헤니는 서도영 한효주와 삼각 관계를 이룬다. 그때에도 다니엘 헤니의 매력이 살아날 수 있을 지 사뭇 궁금하다.
이동현 기자 kulkuri@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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